민병덕 국민은행장 "대출 심사역 파격 승진"
“은행의 대출심사 담당자(심사역)는 ‘파수꾼’입니다. 우수한 인재들을 대출심사에 배치하고, 승진도 더 빨리 하도록 인사 제도를 ‘투트랙’으로 운영하겠습니다.”

민병덕 국민은행장(58·사진)은 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최우선 경영 목표는 리스크 관리”라며 “그간 대출 심사역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인사상 배려가 잘 안 됐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는 심사역 등 우수 인재들이 파격적으로 빨리 승진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 행장은 아울러 희망퇴직을 정례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고연령자들의 출구 전략과 조직 신진대사 차원에서 해마다 일정 인원이 나가고 신규 채용이 이뤄지도록 해야 하는데 2000년 주택은행과 합병한 후 이런 절차가 제대로 정비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국민은행은 작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임금피크제 대상 직원 130여명으로부터 ‘한시특별 준정년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신청자는 약 60여명으로 알려졌다. 국민은행은 직원들이 만 55세가 되면 2년치 월급을 5년에 걸쳐 나눠받고 후선 업무를 담당하도록 하는 임금피크제를 운영하고 있다. 이번 희망퇴직은 임금피크제로 인해 조직에 부담이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이번엔 ‘한시특별’이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이후에도 임금피크제와 희망퇴직제를 병행할 가능성이 높다.

민 행장은 임금피크제 자체도 일부 손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점장급 이상에 대해서는 개선할 점이 있고, 노·사가 문제에 대한 인식을 같이하고 있어 협의 중”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지점장까지 승진한 직원들이 퇴직하지 않고 후선 업무를 할 경우 본인들도 권한이 줄어든 데 불만을 느끼고, 조직 전체에서도 승진 적체 요인이 된다는 것이다.

그는 “직원들이 최근 KB금융 주가가 많이 떨어진 것과 관련해 리딩뱅크 지위를 빼앗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많이 하고 있다”며 “영업력을 강화해 리딩뱅크 자리를 넘보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기존 예금·대출이자 마진을 먹는 사업모델을 투자은행(IB)들과 같이 수수료 수익 위주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중소기업 대출과 관련해서는 “은행의 경영이 잘못되면 2600만 국민은행 고객과 주주 등 국민들이 피해를 본다”며 무작정 늘리지 말고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