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진원 신한은행장(61·사진)은 올해 여건이 좋지 않겠지만 이익과 사회적 책임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데 역점을 두기로 했다. 신한금융그룹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따뜻한 금융’을 본격화하겠다는 것이다.

서 행장은 5일 서울 태평로 신한은행 본점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올해는 현대건설 매각이익과 같은 특별이익이 없어 순익은 조금 줄겠지만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더 낼 것”이라며 “중소기업과 서민지원 측면에서도 다른 은행에 뒤지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작년 1~3분기 중 2조366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4분기 결산까지 마치면 2조8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올렸을 것으로 증권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서 행장은 자산 증가율 목표를 4% 정도로 잡았다.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예상치를 약간 웃도는 수준이다. 작년 7%보다 크게 낮아졌다. 새 은행건전성 규제인 ‘바젤Ⅲ’가 내년 시행되는 데다 대내외 경기상황도 갈수록 불투명해지고 있어서다. 서 행장은 “안정적인 수익을 내기 위해선 자산 포트폴리오를 최적화하고 조직운영의 효율성을 끌어올려야 한다”며 “공격적인 영업확대보다 내실 성장에 주력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서 행장은 ‘따뜻한 금융’ 프로젝트를 본격화해도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그룹이 도출한 따뜻한 금융 33개 과제 중 신한은행이 핵심사업 9개를 맡고 있다”며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와 노년층 등에 대해선 수수료를 면제하거나 낮춰주는 등 사회적 책임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유동성이 부족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자금지원과 함께 대출금리를 낮춰주는 새 프로젝트를 이달 중 발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신한은행은 일시적으로 유동성 위기에 처한 중소기업에 대해 금리인하, 대출금 상환유예는 물론 경영 컨설팅까지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서 행장은 인도네시아 현지은행 인수와 관련, “시간이 좀더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피인수 회사의 주주들과 큰 틀에선 합의했지만 세부 조율이 필요하다”며 “가급적 빨리 마무리지어 일본, 중국, 베트남, 인도, 인도네시아 등을 망라하는 아시아 금융벨트를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오는 10일 출범하는 신한저축은행과 관련해선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연계영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