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보험공사가 부실 저축은행에서 압수한 2000억원대 미술품을 연내 해외 경매시장에 내놓는다.

예보는 부산저축은행 계열 삼화·도민저축은행에서 확보한 유명 예술품 91점을 처분하기 위해 최근 주관사 선정 작업에 들어갔다.

예술품은 대부분 저축은행 전임 경영자들이 대출 때 담보로 잡았거나 개인적으로 소장했던 그림이다. 예술적 가치가 높아 장기간 소장하면 높은 가격에 되팔 수 있지만 저축은행 고객에게 지급할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 경매에 내놓기로 했다는 게 예보 측 설명이다.

예보는 미술품 가격을 최대한 높이기 위해 홍콩 등 국외 경매업체에 거래를 의뢰한다는 방침이다. 매각 대상에는 ‘부르는 게 값’이라는 천롄칭의 ‘잠긴 도시’ ‘전쟁을 피한 날’ 등이 포함됐다. 중국 아방가르드 대표 화가인 장샤오강의 ‘블러드라인 시리즈’도 목록에 올랐다. 그의 초기작은 편당 100억원 이상 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미술의 거장인 인자오양의 ‘블루포이트리’도 눈에 띈다. 국내 대표 화가 박수근의 ‘줄넘기하는 아이들’, 재미 원로 임충섭의 ‘랜드스케이프’도 판매한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