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산업·타이어, 3000억 증자 추진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 금호산업금호타이어가 채권단과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박삼구 그룹 회장이 증자에 참여, 회사 주식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2일 금호그룹과 채권단에 따르면 금호타이어는 최근 1000억~1100억원 규모 유상증자 방안을 채권단 실무진과 논의했다. 박 회장이 자금을 대는 제3자 배정 방식이다. 신주 발행가격은 시가를 약 20% 할인한 수준에서 검토되고 있다.

현재 시세대로라면 박 회장은 증자 후 금호타이어 지분 10%가량을 손에 쥘 수 있다. 증자 후에도 채권단 지분율은 여전히 과반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실무진의 반응은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이르면 이달 초 채권단 협의회 안건으로 부의할 계획이다.

금호산업 유상증자안은 금호그룹과 채권단 간 의견이 달라 시기와 방식은 유동적이다.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과 박 회장 측이 초안을 협의 중인 가운데 신주 발행가격을 놓고 양측의 의견이 맞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박 회장 측은 시가 수준(주당 7500원)을, 우리은행은 2만2500원을 각각 주장하고 있다. 주당 2만2500원은 채권단이 금호산업에서 받을 빚을 출자전환(감자 포함)한 가격이다. 박 회장이 채권단과 동일한 가격에 금호산업 주식을 사야 한다는 게 채권단 논리다.

하지만 채권단 내부에서도 회사 신규 자금을 과거 채무와 동일하게 취급하는 것은 시장 논리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금호산업 증자 규모는 2000억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2011년 회계 결산이 확정되는 3월까지 양측 의견이 팽팽하게 맞설 수 있다는 게 금융권 관측이다.

금호 계열사 증자 방안이 계획대로 추진되면 금호그룹은 금호산업 아시아나항공 금호타이어를 경영하는 박삼구 회장 일가와 금호석유화학 계열을 소유한 박찬구 회장 측으로 계열분리가 마무리된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