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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셜 3.0시대] "트위터로 '타코' 트럭 위치 홍보…1년만에 강남 매장 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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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SNS 마케팅 성공기…'그릴5타코' 김현철 사장

    2000만원 대출…트럭 구입
    트위터로 메뉴 등 '솔직 토크'
    美·日에 매장 내는 게 꿈

    지난달 26일 오후 9시. 체감온도 영하 10도의 추운 날씨에도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 모퉁이 타코가게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그릴5타코(@grill5taco)’의 김현철 사장(38)은 가게 구석에서 블랙베리 스마트폰으로 한창 트위터 중이었다.

    “울산에서 오신다고요? 주문할 때 말씀하세요. 서비스 드릴게요.” “당첨자는 매장에 오셔서 멘션 보여주세요. 거하게 쏠 수 있는 10만원 이용권 드립니다.” 요즘은 매장의 손님 챙기기에 바빠 전보다 트위트를 ‘날리는’ 횟수가 줄었다. 하지만 그는 “방문하지 않는 고객과도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돼 있다”고 말했다.

    ◆사업 밑천은 ‘2000만원+트위터’

    지금은 젊은이들의 ‘핫 플레이스’ 신사동에서 월 1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인기 매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그도 처음엔 낡은 트럭 한 대로 시작했다. “20대 초반부터 12년 동안 나이트클럽 DJ를 했습니다. 일을 그만두고 사업 아이템을 찾다 미국 전역에 푸드트럭을 유행시킨 ‘고기BBQ(@KogiBBQ)’를 알게 됐죠. 한인 요리사가 멕시코 타코에 한국식 바비큐를 넣어서 파는데, 트위터로 트럭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알리면서 유명해졌어요. ‘이거다’ 싶었습니다.”

    은행에 달려가 2000만원을 대출받았다. 700만원을 들여 1975년 미국 텍사스에서 만든 트럭을 구입했다. 전국 각지에서 부품을 구하고, 미군부대를 전전하며 수리했다. 음식을 만들 수 있도록 개조하고 예쁘게 페인트칠을 하니 트럭 값보다 수리비가 더 들었다. 이 트럭은 그의 트위터 배경화면이다.

    2009년 8월 무덥던 여름, 타코를 실은 트럭은 처음 시동을 걸었다. 마케팅 수단은 트위터. “오늘은 이태원에서 크리스피 된장 타코 한정판매”라고 멘션을 쓰면 단골 손님이 하나둘 몰려왔다. 그가 만든 ‘한국형 퓨전 타코’는 금세 입소문을 탔다. “줄 서서 먹는 타코로 유명했어요. 하루에 60만~70만원은 너끈히 벌었죠.”

    ◆좌절할 때마다 힘이 된 팔로어

    번창하던 사업에 위기가 닥쳤다. 인근 상점 주인의 신고로 영업을 할 수 없게 된 것. 불법 단속에 걸려 부과된 벌금 때문에 폐업 위기에 놓였다. 동업자들도 뿔뿔이 흩어졌다. 하루하루 술로 버티던 그를 일어서게 도와준 것은 트위터 팔로어들이었다.

    “한동안 장사를 안 하니까 팔로어들이 하루에도 메시지를 200~300개씩 보내줬어요. ‘또 먹고 싶어요, 지구 끝까지 가서 먹어줄게요’라고. 누가 트럭 장사꾼이 그만뒀다고 응원해주겠어요. 힘이 많이 됐죠.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팔로어들을 위해 다시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떠돌이 생활을 청산하고 정착할 수 있는 가게를 내기로 결심했다. 사업계획서를 작성하고 투자자를 모집했다. 매장 인테리어, 간판 디자인, 마케팅은 모두 트위터 인맥으로 해결했다. “다행히 제 팔로어 중에 잡지사 사장, 뮤직비디오 감독, 디자이너 등 감각 있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만나고 싶다고 트위터로 DM(다이렉트 메시지)을 보내고 무조건 찾아가 사정을 설명하고 부탁했죠. 도움을 받아 CF 영상도 찍었습니다. 유튜브에 올렸더니 반응이 좋아 2편, 3편도 만들었어요.”

    지난해 8월 푸드트럭을 시작한 지 1년 만에 신사동의 카센터를 개조해 30평 남짓한 매장을 냈다. 트럭 느낌을 내려고 철제바닥 무늬로 벽을 꾸몄다. 개장 전날 밤, 그는 환하게 불을 밝힌 가게 간판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고 이렇게 썼다. “우리가 돌아왔다. 합법적으로.”

    ◆솔직한 트위트로 고객 친밀도 높여

    김 사장의 팔로어는 현재 8400여명이다. 그는 팔로어를 ‘친구들’이라고 부른다. “친구들. ‘양파는 싫어, 고수는 더 넣어줘’라고 해보세요”라고 조언도 하고 “목요일부터 해장간지의 얼큰 수프 판매”라고 메뉴를 소개하기도 한다.하지만 홍보용 멘트보다 솔직하고 개인적인 이야기가 통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처음엔 전략적으로 팔로어를 늘렸어요. 트렌드를 선도하는 트위터러 100명을 선정해 팔로잉했죠. 일단 고객이 한번 먹어보는 게 중요했으니까요. 하지만 그건 오래 못 가요. 틈틈이 친구들과 소통하고 1 대 1로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는 게 중요하죠.”

    얼마 전엔 트위터에 꼬깃꼬깃해진 영수증 사진을 올렸다. “1년 전 트럭에서 장사할 때 단골손님에게 잔돈이 없어서 다음에 드리겠다고 영수증을 써드렸는데, 그걸 간직하고 있다가 찾아오셨더라고요. 이런 소소한 이야기들을 올려요. 기분이 나쁘면 ‘오늘 기분 열라 구려’라고 말하죠. 그래서 손님들이 좋아하는 것 같아요.”

    이제는 외국인 팔로어들도 많다. 그의 꿈은 해외 진출이다. “일본·미국에도 매장을 내는 게 목표입니다. 김치 퀘사디아는 외국인들이 더 좋아해요. 충분히 가능성이 있어요. 시간, 장소, 국경도 뛰어넘는 무궁무진한 트위터를 무기로 제 꿈에도 한계는 없다는 걸 친구들에게 보여줄 겁니다.

    ”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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