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家 지분 연쇄이동…3세들, 경영보폭 넓힌다
LS그룹 오너일가의 지분 이동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한 달여간 20여건의 내부 주식 거래가 연쇄적으로 일어났다. 지난 10월 공동 창업주 중 한 명인 고(故) 구두회 예스코 명예회장 별세 이후 그룹 내 역학구도에 변화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3세들 주식·현금 모두 증가

재계 순위 13위인 LS그룹은 고(故)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동생 구태회, 구평회, 구두회 명예회장 등 이른바 ‘태평두(泰平斗)’ 3형제가 2003년 11월 독립해 출범했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이달 들어 LS가(家) 3세들이 지주회사 LS 주식을 잇따라 증여받거나 매입했다. 구자홍 LS그룹 회장의 외아들 구본웅 하버퍼시픽캐피털 대표는 지난 20일 부친으로부터 LS 주식 1만9600주를 물려받았다. 시가로 13억9000만원어치다.

구자엽 LS산전 회장의 외아들 구본규 LS산전 차장은 지난달 LS주식 1만주를 추가 매입해 지분을 0.55%로 늘렸다. 구자명 LS니꼬동제련 회장의 외아들 구본혁 LS니꼬동제련 이사는 9일 정기인사에서 3세 중 처음으로 임원이 됐다.

3세들은 실탄도 두둑히 챙겼다. 이들을 포함해 그룹 오너 일가들이 49% 소유한 비상장 계열사인 LS글로벌인코퍼레이티드 지분을 LS에 일괄 매각해서다.

4.9% 지분을 갖고 있던 구본웅 대표와 구본혁 이사는 10억원에 가까운 차익을 얻었다. 구자열 LS전선 회장의 아들 구동휘 씨는 15억원가량을 벌었다.

◆딸들 지분도 늘어나

그동안 그룹 창업주의 아들들에 비해 계열사 지분이 낮았던 딸들 집안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구자홍 회장의 누나 구근희 씨와 여동생 구혜정 씨의 자녀 5명은 지난달 구 회장으로부터 상장사인 예스코와 가온전선 주식을 각각 3만9040주, 2만400주를 증여받았다. 그룹 창업주의 외손주들이 처음으로 예스코와 가온전선 주주가 됐다.

창업주의 친손녀들도 지분을 늘렸다. 구자균 LS산전 부회장의 차녀 구소희 씨는 지난달 아버지로부터 LS 주식 5760주와 E1 주식 4000주를 각각 매입했다.

형들에 비해 주식 수가 적었던 구자철 한성 회장도 지분을 추가 확보했다. 구태회 명예회장의 막내 아들인 구 회장은 형인 구자홍, 구자엽, 구자명 회장으로부터 가온전선 주식 9만9970주를 사들여 지분율을 0.32%에서 2.72%로 끌어올렸다. 구자철 회장은 같은 방식으로 예스코 주식 3만6640주를 매입해 1.56%에서 2.18%로 상승했다.

LS 관계자는 “공교롭게 고 구두회 명예회장의 별세 이후에 그룹 내 지분 이동이 많았다”며 “모두 집안 내 주식 이전이어서 세 집안 간의 지분 비율이나 그룹 경영권에는 거의 영향이 없다”고 설명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