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공모주시장의 마지막 대어인 GS리테일이 23일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했다. 상장 첫날 주가는 공모가인 1만9500원으로 출발해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2만2400원에 마감했다.

상한가로 데뷔한 GS리테일을 포함해 72개 새내기주가 올 한 해 기업공개(IPO)를 통해 증시에 입성했다. 올해 공모주시장은 작년의 삼성생명과 같은 대어(大魚)는 없었지만 ‘알짜’는 상당했다는 평가다.

◆대어는 없었지만 알짜는 많아

대한과학·KAI, 공모주 수익률 '최고'
올해 IPO시장을 들여다보면 양적으론 시장이 위축된 것으로 보이나 내용면에서는 그리 나쁘지 않았다는 평가다. IPO 정보 제공 업체 피스탁에 따르면 올해 공모주 규모는 총 3조9876억원으로 작년 발행 규모(9조3588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지난해 상장한 삼성생명 한 종목의 공모 규모(4조8900억원)에도 못 미친다. 신규 상장 종목도 지난해 95개보다 24% 줄어든 72개에 그쳤다.

하지만 출렁이는 증시에서도 견조한 수익률을 올린 알짜 새내기주들이 상당하다. 공모 규모 1, 2위를 기록한 한국항공우주(5675억원)와 현대위아(5200억원)는 각각 지난 6월과 2월에 데뷔한 뒤 나란히 꾸준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23일 현재 공모가 대비 각각 147%와 114%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하반기에는 중소형 공모주 중에서 관심이 뜨거웠던 종목이 많다. 일반청약에서 3조6000억원을 끌어 모은 YG엔터테인먼트는 K팝 붐을 타고 상장 첫날부터 주가가 공모가의 두 배 넘게 급등했다. 10월 상장한 대한과학은 현재 주가가 공모가보다 172.3%나 높아 올해 공모주 수익률 1위를 기록했다. 신흥기계 테라세미콘 티피씨글로벌 등도 공모가의 두 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다만 ‘중국고섬 사태’로 인한 외국 기업의 상장 위축, 연말 급격하게 얼어붙은 청약 열기 등은 내년 공모주시장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조광재 우리투자증권 이사는 “내년에도 현대오일뱅크를 제외하면 대형 공모주가 없어 올해와 비슷하게 중소형주 위주로 공모주시장이 형성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GS리테일의 화려한 신고식

GS리테일은 순조롭게 증시에 데뷔하며 대미를 장식했다. 장 초반 공모가를 밑돌기도 했으나 기관의 매수세에 힘입어 상한가로 마감했다. 시가총액 1조7248억원을 형성하면서 코스피시장에서 시총 107위에 랭크됐다. 공모가 고평가 논란 속에서도 실속형 소량구매로 소비패턴이 변화하면서 GS리테일이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이란 긍정적인 전망이 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하지만 첫날 급등한 주가 수준은 부담스럽다는 지적이다. 당초 GS리테일은 공모가가 예상보다 높게 책정돼 롯데쇼핑과 이마트, 하이마트 등 경쟁업체 대비 고평가 수준으로 평가됐다.

남옥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GS리테일의 편의점, 슈퍼마켓 사업은 국내 소비패턴 변화에 적합하고 시장 지배력이 높아 매력적이나 규모경제의 실현이 어려운 업태 특성과 시장 경쟁 심화 등의 요인으로 단기 성장성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안상미/안재광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