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관련 글로벌펀드 53억弗 유출…넉달 만에 최대
글로벌이머징마켓(GEM)펀드를 포함한 한국 관련 4개 글로벌펀드에서 4개월여 만에 주간 최대인 53억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되면서 신흥국펀드 전반적으로 자금 유출이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23일 전 세계 펀드 동향을 제공하는 이머징포트폴리오닷컴에 따르면 이번주(12월15~21일) 한국 관련 4개 글로벌펀드에서 53억6200만달러의 자금이 순유출됐다. 이는 그리스 디폴트(채무 불이행) 우려에다 미국 신용등급 강등으로 위기감이 고조된 지난 8월 둘째주(104억달러 순유출) 이후 최대 규모의 순유출이다. 한국 관련 펀드는 6주 연속 유출 기조를 이어갔다.

전 세계 신흥국에 투자하는 GEM펀드에서 23억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이 역시 순유출 규모로는 8월 둘째주(32억달러) 이후 최대다. 아시아펀드(일본 제외)에서도 13억9000만달러가 순유출됐다. 인터내셔널펀드에서는 15억2100만달러, 퍼시픽펀드에서도 1억5100만달러가 빠져나갔다.

한치환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한국 관련 모든 펀드에서 자금 유출이 지속되는 모습을 보였다”며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국가들의 신용등급 강등 우려로 인해 대규모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또한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연중 최저치를 경신하는 부진 속에 GEM펀드에서 대규모 자금 유출이 일어났다는 분석도 있다. 김후정 동양증권 연구위원은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하다 보니 전체적으로 위험자산에서 돈을 빼 채권형 등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모습”이라며 “주식형 내에서도 선진국펀드에 비해 신흥국펀드의 자금 유출 규모가 크다”고 분석했다. 다만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이 한국 관련 펀드 자금 흐름에 큰 영향을 준 건 아닌 것으로 분석됐다. 글로벌펀드 내 한국 투자펀드는 전주 3400만달러 순유출에 이어 이번주 4400만달러가 빠져나가 큰 차이가 없었다.

전문가들은 자금 유출 기조가 좀 더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 연구위원은 “위험자산 회피에 따른 추세적인 자금 흐름이어서 자금 유출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