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을 앞두고 고시출신들이 같은 지역구에 잇따라 출사표를 내 눈길을 끈다.

사법ㆍ행정고시 출신의 예비 후보자들은 민주당 정세균 최고위원이 지역구인 전북 무주ㆍ진안ㆍ장수ㆍ임실지역을 떠나 종로 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무주공산'이 된 이 지역에서 금배지를 노리고 있다.

사법고시 출신의 최성칠, 박민수, 안호영 변호사와 행정고시출신의 이명노 전 새만금ㆍ군산경제자유구역청장이 그들.

이 지역은 산업ㆍ관광단지가 산재한 새만금 주변과 달리 동부 산악 지대여서 도내에서도 상대적으로 발전이 더딘 곳이다.

장수가 고향인 최성칠(52) 전 검사는 전주고와 한양대 법대를 나와 전주지검 부장검사, 부산고검 검사를 거쳐 2008년부터 인권변호사로 활동하다 최근 민주당에 입당해 정치에 첫발을 디뎠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전북지부 창립을 주도한 박민수(47ㆍ장수) 변호사와 전북변호사회 부회장인 안호영(46ㆍ진안) 변호사는 같은 고교 선후배로 지역에서 '절친' 사이지만 자웅을 가려야 할 처지다.

이들 법조계 3인방에 맞서는 이명노(55ㆍ진안) 전 청장은 행정고시출신으로 국토해양부 토지정책관, 서울지방국토청장을 역임하면서 쌓은 풍부한 행정경험을 바탕으로 자존심 대결에 합류했다.

이들은 상대 후보에 호의적인 평가를 아끼지 않으면서도 각자의 장점을 차별화해 부각하는 전략 마련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유권자들은 "여태까지의 선거와 달리 고시출신들이 대거 선거판에 뛰어든 것은 시골에서는 보기 드문 현상이며 똑똑한 사람들이라 정치도 잘할 것"이라는 기대와 "고시출신보다는 농촌ㆍ농업의 어려운 현실을 해결해 줄 힘있는 정치인이 필요하다"는 우려로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전주연합뉴스) 홍인철 기자 ich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