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ㆍ야 정치권에서 쇄신을 요구하는 '총선 불출마' 선언이 잇따르고 있지만 유독 자유선진당은 '무풍지대'에 있어 인적 쇄신론이 당내 안팎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21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한나라당과 민주당을 중심으로 '총선 불출마' 등 자발적 용퇴 바람이 거세게 일고 있지만 대전ㆍ충남지역을 텃밭으로 한 자유선진당은 열외인 모양새이다.

지난 10월 '심대평 대표 체제'가 출범했지만 기대한 만큼의 지지세가 모아지지 않으면서 당내 안팎에서는 지도부의 동반 불출마, 수도권ㆍ충북 등 권역외 출마선언 등의 요구가 적지않다.

최근 열린 선진당 주요 당직자 회의 등에서도 '물갈이론'이 강하게 거론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무엇보다 선진당 내 현역 지역구 의원 13명 가운데 70대 의원이 4명에 이르면서 당의 '노령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않다.

선진당의 한 관계자는 "이회창 전 대표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한-미 FTA 당론' 반발 등 개인차원의 일로 그쳐 인적 쇄신으로 이어지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선진당의 현역 의원 재공천 기조가 유지되면서 참신한 정치 신인들의 발굴도 가로막힌 상태이다.

지난 13∼20일 선관위에 등록한 내년 총선 예비후보자들을 보면 대전의 경우 현역의원 수(5명)를 감안하더라도 예비후보자 27명 가운데 선진당 소속은 단 2명에 불과하다.

충남지역도 40명 가운데 8명에 그치고 있다.

선진당 소속으로 출마를 희망하는 정치 신인들이 현역의원의 벽에 막혀 아예 출마 의사를 접거나 다른 정당에서 활로를 찾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사정이 이런데도 선진당의 인적쇄신 움직임이 더딘 것은 내년 총선에서 당내 숙원인 원내 교섭단체(20석 이상)의 목표를 달성하려면 인지도가 높은 현역 의원 중심으로 공천이 불가피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선진당의 한 국회의원은 최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원내 교섭단체를 구성하려면 찬밥 더운밥 가릴 여유가 없다"고 밝혔었다.

또 불출마 권유나 인적쇄신 공천 등을 강하게 밀어붙일 당내 리더십이 아직 공고하지 않은 데다 기득권을 내려놓으며 자기를 희생하려는 분위기가 만들어지지 않고 있는 것도 한 원인이다.

당 대표의 상징성, 70대 고령 등을 감안해 비례대표 후순위, 타 지역 출마 등을 권유받고 있는 심 대표 또한 지난 7일 대전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공주ㆍ연기 지역에서의 재출마를 시사했었다.

선진당의 다른 한 관계자는 "스스로 '살신성인'하지 않으면서 다른 현역의원들의 불출마를 기대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며 "그럼에도 선진당이 인적쇄신 등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야 내년 총선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위기의식은 팽배하다"고 말했다.

최근 한나라당에서는 홍정욱, 현기환, 장제원 등의 현역의원이, 민주당에서는 장세환, 정장선 의원 등이 내년 불출마를 선언했다.

(대전연합뉴스) 윤석이 기자 seoky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