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석유화학단지 정전 사고로 석화단지에 입주하고 있는 주요 기업들의 피해 상황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관련 기업들의 앞으로 주가 향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실적 추정 등 기업 가치에 미칠 영향을 파악하는데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오후 1시59분 울산석유화학단지와 용연공단에 16분 동안 전력 공급이 중단됐다. 울산 남구의 한국전력 용연변전소 설비가 고장을 일으켜 전력 공급이 중단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정전 사태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을 비롯해 이곳에 입주한 업체의 약 446곳의 공장이 가동이 중단됐다. 40여 분 만에 변전소는 가동이 재개됐지만 업계에서는 석유·화학공장의 복구에 최소 일주일 이상이 걸려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에 가장 큰 피해를 본 곳은 SK이노베이션으로 파악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일부 시설에는 자가발전시설을 갖추고 있으나 갑작스러운 정전으로 대부분 공정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 측은 "사상 초유의 정전 사태로 인해 자가발전시설이 가동되었음에 공장 가동 중단을 피할 수 없었다"면서 "석유화학공장의 경우 재가동에 3~4일 정도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 밖에 한화케미칼도 정전으로 조업이 중단됐고, KP케미칼, 대한유화, 금호석유 등의 업체도 정전으로 인해 공장 가동이 중단되는 등 피해를 봤다. KP케미칼의 경우 울산공장에서 생산하는 PTA, PX, OX, BZ 등 플라스틱 제품에 들어가는 원료를 비롯한 적잖은 손실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페인트, 합성수지 등 관련제품을 생산하는 한국알콜과 카프로락탐을 만드는 카프로도 정전으로 인해 손실을 입은 것으로 파악된다.

일단 증시전문가들은 정확한 피해 집계 등 관련 상황이 파악돼야 실적 추정 변경 등 향후 주가 추이에 대해 진단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안상희 대신증권 연구원은 "정확한 피해 상황 집계에는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면서도 "SK이노베이션의 경우에는 피해 규모가 클 수 있어 향후 실적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안 연구원은 "회사마다 피해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펀더멘탈 변화에 대해서 파악하기 위해선 시간이 좀 필요하다"면서 "일단 화재사고로 인한 공장 가동 중단으로 심리적인 측면에선 투자심리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오전 9시9분 현재 관련주들은 눈에 띄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진 않다. SK이노베이션은 보합세, 금호석유·한화케미칼은 소폭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KP케미칼은 소폭 내림세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