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 성공 주역 이철환 부사장, 개발 임원 최초 사장 승진
'자랑스런 삼성인상' 대거 수상, 애플 특허소송서도 승기 잡아

"옴니아에서 시행착오를 겪었던 우리가 갤럭시S로 이렇게 빨리 반전하리라곤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삼성전자 갤럭시S 스마트폰팀은 연일 들뜬 분위기다. 삼성 직원들에게 최고 영예로 꼽히는 '자랑스런 삼성인상'을 휩쓴데 이어 사장단 인사에서도 대접받는 겹경사를 맞았기 때문이다. 애플과 벌이고 있는 글로벌 특허소송에서도 잇따라 승기를 잡아 자신감이 넘쳐나고 있다.

7일 오전 단행된 2012년 삼성 사장단 인사에서 이철환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개발실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삼성 관계자는 "개발 담당 임원이 사장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 이라며 "이 부사장이 능력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 인사서 '갤럭시S팀' 겹경사…  파격 대우 잇따라
이 부사장은 휴대폰 단말기 및 소프트웨어 개발 전문가로 2009년 무선사업부 개발실장으로 부임했다. 갤럭시S 스마트폰 시리즈의 성공을 이끌어낸 장본인이다.

평소 조용한 성격으로 알려진 이 부사장은 일에 대한 끈기와 추진력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밤낮, 주말을 가리지 않고 일하기 때문에 부하 직원들이 힘들때도 많지만 그만큼 좋은 결과가 나와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옴니아로 처음 스마트폰을 시작할 때만 해도 욕을 많이 먹었다" 면서 "그때 경험을 바탕으로 갤럭시S, 갤럭시S2, 갤럭시 노트까지 빠르게 노하우를 축적해 왔다"고 말했다.

올해 삼성전자 스마트폰이 거둔 성적표가 이를 입증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노키아, 애플을 제치고 처음으로 세계 스마트폰 시장 1위에 올랐다. 갤럭시S2 스마트폰을 앞세워 '외산폰의 무덤'으로 불리는 일본 시장에서도 빅히트를 쳤다. 갤럭시Sㆍ갤럭시S2를 합친 글로벌 누적 판매량은 3000만 대를 넘는다.

삼성전자의 또 다른 관계자는 "기술, 마케팅 노하우 등을 쌓은 것도 중요하지만 직원들이 뭐든 할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이 더 값진 것" 이라며 "이제부터 진짜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일 열렸던 2011 자랑스런 삼성인상에서도 갤럭시S팀이 대거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핵심 기술을 개발해 미래 기술 경쟁력 향상에 기여한 임직원에 수여되는 기술상은 갤럭시S2 스마트폰을 개발한 최경록 삼성전자 수석(무선사업부 개발실)이 받았다.

갤럭시S에 힘입어 독일과 프랑스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에 오른 공로로 삼성전자 해외법인 임원 2명도 공로상을 받았다. 이들은 1직급 특별 승진과 함께 1억 원의 상금을 받았다.

애플과 벌이고 있는 글로벌 특허소송 또한 삼성전자에 유리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아이폰의 안방인 미국에서 애플이 제기한 가처분 신청이 기각된데 이어 호주법원에서도 갤럭시탭 10.1의 판매를 금지하는 1심 판결을 뒤집고 판매를 허용했다. 다만 애플이 대법원에 상고해 즉각적인 판매 재개는 힘든 상황이다.

하지만 삼성전자 내부에선 지나친 자신감은 금물이라는 신중론도 나온다. 글로벌 경제상황이 불투명한데다 모바일 시장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져 방심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내년 세계경제가 여전히 어려울 것" 이라며 "더 정신차리고 열심히 뛰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