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인사 특징 꼽아보니…'시니어 리더십ㆍ뉴 리더'


부회장 승진2명ㆍ사장 승진 6명 등 17명 규모 인사 단행
이건희 회장 '신상필벌' 원칙대로 성장 기여한 인재 발탁

삼성그룹이 7일 2012년도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권오현 삼성전자 DS총괄사장(59ㆍ사진 왼쪽)과 정연주 삼성물산 사장(61)이 각각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이와함께 6명의 사장 승진과 이동ㆍ위촉업무 변경 9명 등 총 17명의 인사를 단행했다.

재계에서는 이번 인사 특징을 두 가지로 꼽는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인사원칙인 '신상필벌'은 유지하되 '중핵 경영진'을 보강해 시니어 리더십을 대폭 강화했다는 것이다. 또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기여한 진취적 '뉴 리더'를 발탁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권 사장과 정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고, 중국 본사 강호문 부회장을 삼성전자로 이동시킨 것은 부회장단의 풍부한 경험과 검증된 성공 방정식을 십분 살리겠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권 사장은 2008년 삼성전자 반도체 총괄 사장으로 취임한 후 메모리 제품의 주도력을 강화하고, 시스템LSI 사업의 일류화를 이뤄냈다. 삼성 관계자는 "앞으로 반도체, LCD 등 부품사업의 시너지를 높이고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정 사장은 2003년부터 7년간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으로 재임하면서 경영 위기에 처한 회사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우량 회사로 탈바꿈시켰다. 2010년 삼성물산 사장으로 부임한 뒤에는 단순 시공 위주의 사업구조를 탈피해 개발사업 등으로 체질을 변화시킨 점을 인정받았다.
삼성 인사 특징 꼽아보니…'시니어 리더십ㆍ뉴 리더'
사장단 평균 연령 56.3세→55.8세로 낮아져

새로 사장에 오른 6명은 각자의 사업 분야에서 성과를 인정받은 젊은 인물들이다. 이인용 삼성 커뮤니케이션팀 부사장은 "부사장에서 사장이 된 분들은 '뉴리더'로 불릴 만하다" 며 "사장단 평균 연령도 56.3세에서 55.8세로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개발실 이철환 부사장(57)은 개발 담당 인원으론 처음으로 사장으로 승진했다. 그는 휴대폰 단말기 및 소프트웨어 개발 전문가로 2009년 개발실장으로 부임한 후 갤럭시 시리즈의 성공을 이끌어냈다는 평이다. 삼성 관계자는 "날로 치열해지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글로벌 모바일 경쟁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최치준 삼성전기 부사장(53)의 경우 회사 최초의 내부 승진 케이스다. 삼성전자 외에 다양한 계열사에서 최고경영자(CEO) 후보군이 양성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김봉영 삼성SDS 부사장(54)은 그룹구조조정본부와 삼성전자 경영진단팀장을 거치면서 정도경영을 선도하고 선진 경영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를 인정받아 삼성에버랜드 사장으로 승진해 안정적인 수익원 창출과 경영혁신을 지속하라는 미션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윤진혁 부사장(58)은 삼성전자 모바일LCD 사업부장, 일본본사 사장을 지내면서 중소형 모바일 디스플레이 부문의 성장을 이끌었다. 앞으로 에스원 사장을 맡아 전자기술 중심의 첨단 보안 솔루션 업체로 키우라는 의미에서 승진이 이루어졌다.

이밖에 세트(삼성전자 DM총괄사장)와 부품(삼성전기 사장)을 두루 경험한 박종우 사장(60)이 제일모직 사장으로 옮기는 것은 패션에서 전자소재와 케미칼 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는 제일모직의 추세를 반영한 인사라는 해석이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