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내년 경영계획 눈앞이 캄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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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임원단 30일 끝장토론…현대차 "성장목표 올 절반 7%"
포스코, 月단위 사업계획…5가지 시나리오 경영 검토
현대차, 내수 둔화 위기감…글로벌 車시장 위축 대비
포스코, 月단위 사업계획…5가지 시나리오 경영 검토
현대차, 내수 둔화 위기감…글로벌 車시장 위축 대비
“내년 사업계획을 생각하면 눈앞이 캄캄하다.”
국내 간판 기업들이 내년 사업계획을 확정하지 못하고 갈팡질팡하고 있다. 국내외 경기 침체 여파와 환율 유가 등 대내외 변수가 워낙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어 매출과 영업이익, 투자 규모 등을 정확히 가늠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대부분 내년엔 올해보다 보수적인 경영전략을 짜고 있다.
◆포스코, 매달 사업계획 조정키로
포스코는 30일 포항제철소에서 임원단 ‘끝장토론’을 열기로 했다. 임원들이 머리를 맞대 불황 타개를 위한 ‘묘안’을 찾기 위해서다.
‘임원 대토론회’엔 정준양 회장과 최종태 사장 등을 비롯한 포스코 임원 50여명과 계열사 사장단이 모두 참석한다. 회사 고위 관계자는 “임원 대토론회에서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경기 불황의 해법을 찾고 그룹 차원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포스코는 지난달 짜놨던 내년 사업계획 초안을 사실상 폐기했다. 내년부터는 창사 이후 처음으로 5가지 상황을 가정한 시나리오경영을 준비 중이다. 정 회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내년은) 경기 전망이 불투명해 사업계획을 짜기가 그 어느 때보다 어렵다”며 “평소 3가지 상황으로 나눴지만 내년엔 5가지로 상황으로 나눈 시나리오 경영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만큼 경기 전망 자체가 어렵다는 얘기다.
포스코는 특히 경영계획 변경 주기를 기존 분기에서 월별로 조정, 매달 사업계획을 조금씩 바꿀 방침이다. 원료값과 환율 등 급변하는 대외 변수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포스코는 올초 발표한 그룹의 중·장기 비전인 ‘포스코 2020 비전’까지 손질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시황 악화를 반영하기 위해서다. 포스코는 유럽 재정위기와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에 △중국과 일본의 저가 공세 △원자재값 상승 등 다양한 악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내년엔 올해보다 영업이익과 투자 규모 모두 줄어들 것이란 예상이 회사 안팎에서 나온다. ◆현대·기아차, 수요 급감에 대비
현대·기아자동차는 내년 성장 목표를 올해의 절반으로 낮춰 잡았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을 전년보다 14% 증가한 650만대로 추정하고 있다. 내년 목표는 올해보다 7% 증가한 690만대가량으로 잡았다. 그룹 고위 관계자는 “내년 성장 목표가 줄어들긴 했지만 다른 기업보단 상대적으로 높게 잡은 것”이라며 “4대 악재가 중첩되는 내년에는 사실상 플러스 성장을 하기도 벅찰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내수 급감, 미국 유럽 등 해외 시장 위축, 환율 변동, 공급 과잉에 따른 가격 할인 압박 등이 겹치면서 매출 둔화와 함께 수익성도 나빠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자동차 국내 판매는 이미 지난달부터 꺾이기 시작했다. 지난달 현대차의 국내 판매량은 5만8886대로 전년 동기에 비해 6% 감소했다. 해외 시장 수요 감소도 이어지고 있다. 유럽지역 자동차 판매 대수는 지난 9월 127만대에서 10월 104만대로 줄었다. 미국 시장도 105만대에서 102만대로 감소했다. 인도와 브라질 등 이머징마켓도 감소세가 뚜렷하다. 회사 관계자는 “글로벌 자동차 수요가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타격을 받지 않을 수 없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총수들 “선제적 위기 대응” 주문
삼성전자 등 삼성 계열사들은 이달 중순 그룹 미래전략실에 전달한 내년 사업계획에 경제 전망이 불확실한 상황을 감안, 3~5가지 시나리오별 대응 플랜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관계자는 “일부 계열사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사업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LG그룹도 내년 글로벌 경기 전망이 어둡다는 판단 아래 비상경영 시나리오를 짠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 총수들도 위기 상황을 강조하며 선제적 대응을 주문하고 나섰다. 이건희 삼성 회장은 내달 1일 열릴 자랑스런 삼성인상 시상식에 참석, 내년 경기 불황을 타개할 방안과 함께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사장단 인사 방향 등에 대한 메시지를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은 “신성장사업의 ‘선택과 집중’을 통한 투자로 미래 시장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강덕수 STX그룹 회장은 지난 27일부터 이틀간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수익 중심의 내실경영 및 안정 성장에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창민/장진모/이태명 기자 cmjang@hankyung.com
국내 간판 기업들이 내년 사업계획을 확정하지 못하고 갈팡질팡하고 있다. 국내외 경기 침체 여파와 환율 유가 등 대내외 변수가 워낙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어 매출과 영업이익, 투자 규모 등을 정확히 가늠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대부분 내년엔 올해보다 보수적인 경영전략을 짜고 있다.
◆포스코, 매달 사업계획 조정키로
포스코는 30일 포항제철소에서 임원단 ‘끝장토론’을 열기로 했다. 임원들이 머리를 맞대 불황 타개를 위한 ‘묘안’을 찾기 위해서다.
‘임원 대토론회’엔 정준양 회장과 최종태 사장 등을 비롯한 포스코 임원 50여명과 계열사 사장단이 모두 참석한다. 회사 고위 관계자는 “임원 대토론회에서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경기 불황의 해법을 찾고 그룹 차원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포스코는 지난달 짜놨던 내년 사업계획 초안을 사실상 폐기했다. 내년부터는 창사 이후 처음으로 5가지 상황을 가정한 시나리오경영을 준비 중이다. 정 회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내년은) 경기 전망이 불투명해 사업계획을 짜기가 그 어느 때보다 어렵다”며 “평소 3가지 상황으로 나눴지만 내년엔 5가지로 상황으로 나눈 시나리오 경영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만큼 경기 전망 자체가 어렵다는 얘기다.
포스코는 특히 경영계획 변경 주기를 기존 분기에서 월별로 조정, 매달 사업계획을 조금씩 바꿀 방침이다. 원료값과 환율 등 급변하는 대외 변수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포스코는 올초 발표한 그룹의 중·장기 비전인 ‘포스코 2020 비전’까지 손질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시황 악화를 반영하기 위해서다. 포스코는 유럽 재정위기와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에 △중국과 일본의 저가 공세 △원자재값 상승 등 다양한 악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내년엔 올해보다 영업이익과 투자 규모 모두 줄어들 것이란 예상이 회사 안팎에서 나온다. ◆현대·기아차, 수요 급감에 대비
현대·기아자동차는 내년 성장 목표를 올해의 절반으로 낮춰 잡았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을 전년보다 14% 증가한 650만대로 추정하고 있다. 내년 목표는 올해보다 7% 증가한 690만대가량으로 잡았다. 그룹 고위 관계자는 “내년 성장 목표가 줄어들긴 했지만 다른 기업보단 상대적으로 높게 잡은 것”이라며 “4대 악재가 중첩되는 내년에는 사실상 플러스 성장을 하기도 벅찰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내수 급감, 미국 유럽 등 해외 시장 위축, 환율 변동, 공급 과잉에 따른 가격 할인 압박 등이 겹치면서 매출 둔화와 함께 수익성도 나빠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자동차 국내 판매는 이미 지난달부터 꺾이기 시작했다. 지난달 현대차의 국내 판매량은 5만8886대로 전년 동기에 비해 6% 감소했다. 해외 시장 수요 감소도 이어지고 있다. 유럽지역 자동차 판매 대수는 지난 9월 127만대에서 10월 104만대로 줄었다. 미국 시장도 105만대에서 102만대로 감소했다. 인도와 브라질 등 이머징마켓도 감소세가 뚜렷하다. 회사 관계자는 “글로벌 자동차 수요가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타격을 받지 않을 수 없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총수들 “선제적 위기 대응” 주문
삼성전자 등 삼성 계열사들은 이달 중순 그룹 미래전략실에 전달한 내년 사업계획에 경제 전망이 불확실한 상황을 감안, 3~5가지 시나리오별 대응 플랜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관계자는 “일부 계열사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사업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LG그룹도 내년 글로벌 경기 전망이 어둡다는 판단 아래 비상경영 시나리오를 짠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 총수들도 위기 상황을 강조하며 선제적 대응을 주문하고 나섰다. 이건희 삼성 회장은 내달 1일 열릴 자랑스런 삼성인상 시상식에 참석, 내년 경기 불황을 타개할 방안과 함께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사장단 인사 방향 등에 대한 메시지를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은 “신성장사업의 ‘선택과 집중’을 통한 투자로 미래 시장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강덕수 STX그룹 회장은 지난 27일부터 이틀간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수익 중심의 내실경영 및 안정 성장에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창민/장진모/이태명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