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한 가운데 증시 전문가들은 이 사안이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피치는 28일(현지시간)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은 최고 등급인 'AAA'로 유지했으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유수민 현대증권 연구원은 29일 "미국 의회의 재정적자 감축 합의 실패 등이 미 신용등급 전망 하향 조정 요인으로 작용했는데, 이는 이미 시장이 인지하고 증시에 선반영된 사안이기 때문에 그 여파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코스피지수가 2.19% 급등한 만큼 일부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겠지만 부정적인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도 "전날 해외증시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 해법 마련에 대한 기대와 미국 추수감사절 연휴의 소매 매출 호조로 급등한 상황에서 미국 신용등급 전망 하향 이슈의 영향력은 국내 증시의 상승 탄력을 약화시키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전에도 피치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할 수 있다는 경고를 한 적이 있고 3대 신용평가사 중에서는 피치의 미국 신용 등급이 가장 높기 때문에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피치가 전망 강등의 원인으로 지적한 재정적자는 경제가 살아나면 자연스레 해결되는 문제로, 지난 3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양호했고 올 4분기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기술적 분석상 20일 이동평균선이 놓인 1860선, 120일 이평선과 전고점이 자리잡은 1910선 등이 포진해 있어 코스피지수가 강한 상승세를 나타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곽 연구원은 "유럽 금융시장의 해법이 뚜렷하게 마련되기 전에는 탄력적인 강세로 20일 및 120일 이평선을 돌파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유 연구원은 "미국 신용등급 전망 조정보다는 이번주 발표되는 미국 공급자관리협회(ISM)제조업지수, 중국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 등 경제지표가 어떻게 나오는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오정민/정인지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