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이틀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미국과 유럽 재정위기 우려가 가중되면서 외국인 매물이 지수 발목을 붙잡았다.

21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9.14포인트(1.04%) 내린 1820.03으로 장을 마쳤다.

지난 주말 미국 뉴욕 증시가 혼조세로 장을 마친 가운데 지수는 1830선에서 약세로 장을 출발했다. 외국인과 프로그램 매물 부담에 낙폭을 확대, 한때 1810선을 위협받기도 했지만 오후 들어 연기금이 매수 우위로 전환하면서 낙폭을 다소 줄였다.

미국 연방정부 재정적자 감축을 위한 의회 특별위원회(슈퍼위원회)의 활동 마감시한(23일)이 다가왔지만 민주 · 공화당 간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아 전망이 밝지 않은 상황이다. 마리오 몬티 신임 이탈리아 총리가 개혁 의지를 밝혔지만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 확산 우려도 여전하다.

외국인이 사흘째 '팔자' 기조를 이어가 3079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기관은 연기금 및 투신권 매수세 유입 등에 힘입어 장 막판 매수 우위로 돌아섰다. 99억원 순매수로 장을 마쳤다. 개인은 2503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차익거래를 중심으로 프로그램 매물이 지수를 압박했다. 차익거래는 1928억원, 비차익거래의 경우 293억원 순매도를 기록해 전체 프로그램은 2221억원 매도 우위로 집계됐다.

대부분의 업종이 하락했지만 전기가스는 2% 가까이 강세를 탔다. 한국전력이 전기요금 인상 추진 소식에 2%대 뛴 덕이다.

이와 함께 음식료, 유통, 통신 등 경기방어주 성격의 내수업종들이 오름세를 보였다.

화학이 외국인과 기관의 '팔자'에 3.06% 떨어지면서 가장 큰 폭으로 내렸다. 철강금속, 종이목재, 의료정밀, 전기전자 업종의 낙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대부분 하락했다. 1∼10위권에서 현대모비스, 한국전력을 제외한 전 종목이 내렸다.

3% 넘게 뛴 현대백화점을 비롯해, 이마트, 롯데쇼핑, 신세계 등 유통주들이 상승세를 보였다.

하나금융지주는 외환은행 인수 기대에 힘입어 4.49% 뛰었다.

조병현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코스피지수가 주가수익비율(PER) 9배 수준이란 점을 고려하면 이후에도 연기금 매수 기조가 이어질 전망"이라면서도 "유럽발 재정위기 이슈가 이어지면서 외국인 매물 부담으로 인한 국내 증시의 흔들림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스피지수 1800∼1950 박스권 장세의 바닥권인 1800선의 지지력 확인 과정이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선 상한가 8개를 비롯해 292개 종목이 올랐다. 하한가 3개 등 543개 종목이 내렸고, 61개 종목은 보합으로 장을 마감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