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현대 신세계 등 '백화점 빅3'가 통상 10일 동안 진행해온 '송년 세일' 기간을 17일로 늘려잡았다. 소비심리 위축과 포근한 초겨울 날씨로 인해 겨울 옷 판매에 타격을 입자 '세일 기간 확대'로 만회에 나선 것이다. 199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백화점 송년 세일 기간이 10일 넘게 진행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빅3는 올해 송년 세일 기간을 오는 25일부터 다음달 11일까지 17일 동안 진행하기로 확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달 들어 백화점 매출 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한 것으로 나타나 당초 내달 4일까지 진행하려던 세일 기간을 1주일 늘린 것"이라며 "세일 기간이 길어지면 당연히 세일 후 정상가격 판매가 줄어들겠지만 일단 '급한 불'부터 끄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전체 입점 패션 브랜드의 70%가량이 세일에 동참하는 등 참여 브랜드도 사상 최대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노세일'을 고집했던 하니와이 르샵 등 여성복 브랜드와 밀레 컬럼비아 등 아웃도어 업체들도 참여하며,지오다노 린 휠라 등은 할인폭을 확대키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남성복 여성복을 막론하고 거의 모든 패션 브랜드들의 겨울 옷 판매율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0~15% 줄어들었다"며 "재고 부담을 우려한 입점 패션업체들도 세일 기간을 늘려달라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백화점들은 초장기 송년 세일에 나선 근본적인 이유로 '소비심리 위축'을 꼽고 있다. 유럽발(發) 재정위기가 확산되면서 전반적인 소비심리가 얼어붙은 데다 집주인들이 전셋값 상승분을 월세로 받는 '반(半)전세'가 번지면서 중산층의 가처분 소득이 사실상 감소했다는 이유에서다.

전년 동월 대비 두 자릿수 성장을 거듭하던 빅3의 매출 증가율(기존점 기준)도 지난달 일제히 한 자릿수 성장세로 위축됐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