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댁의 첫 '김장' 경험…밤샘 걱정? 아니 양념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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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결혼한 김정미 씨(29·)는 고민이 많다. 올해 첫 김장을 앞두고 눈치를 봐야 할 게 한 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부쩍 추워진 날씨도 걱정이지만 '김장에 필요한 장은 어떻게 봐야하는지', '형님과 김장비용은 어떻게 부담해야 하는지' 등이 골치다.
시어머니가 "올해는 절임배추로 하자"는 말에 시댁에서 하룻 밤을 자지는 않겠구나 싶어서 다행으로 여겼다. 하지만 "배추는 어머님 설득시켜서 내가 그렇게 했어. 그런데 동서는 양념꺼리 좀 준비해 올래?"라는 형님의 얘기에 화들짝 놀랐다. 동시에 "역시 형님이구나. 당했구나" 싶었다. 시댁에서 자는 건 면하게 해줬으니, 김장비용은 좀 더 부담하라는 말로 들렸다.
올해 김장비용의 관건은 '양념'이다. 올 들어 고춧가루·소금·젓갈류 가격이 전년보다 상승했다. 반면 배추·깐마늘·대파·쪽파·미나리 등 채소류는 하락했다.
17일 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김장용 고추를 조기에 확보하기 위한 과열 현상으로 국내 가격은 kg당 2만4429원(화건 중품 도매시장 평균가)까지 올랐다. 지난해 동기 대비 두 배 가량 치솟았다.
지난 8월 이후 기상여건이 호전되고 민간의 냉동고추 수입량도 급증하면서 11월10일 현재 2만2167원으로 소폭 하락했다. 하지만 공급 물량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태다. 대형마트 3사는 이런 수요에 맞춰 양념과 절임배추 가격을 인하한 상품을 내놓았다. 배추 한 통 가격이 1000원도 되지 않는다. 천일염 5kg 가격은 1만원 안팎이다.
이마트는 본격적인 김장철을 맞아 17일부터 23일까지 배추, 고추가루, 젓갈 등 김장용품을 최고 45% 할인 판매한다. 고춧가루(1.8kg)는 시세 대비 30% 가량 저렴한 5만2500원에, 일본 대지진으로 가격이 30% 가량 오른 천일염(5kg)은 15% 가량 할인된 9200원에 판매한다. 새우젓(추젓/2kg)은 지난해와 비슷한 2만1800원에 판매한다.
지난해 배추가격 폭등으로 올해 재배량이 크게 늘어난 배추의 경우 30만 평 계약재배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물량을 늘린 300만 통을 준비했다. 올 들어 가장 낮은 가격인 950원(통)에 판매한다.
절임시간을 단축할 수 있어 인기가 높은 절임배추의 경우 10kg에 1만5900원에, 양념속(3kg)은 3만1500원에 판다. 다발무(단)는 2980원, 깐마늘(1kg)은 5980원이며 흙생강(800g)은 4980원, 알타리(단)은 1980원에 각각 판매한다.
홈플러스는 김장철을 맞아 김장 가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전북 고창, 전남 영암, 경북 문경, 충남 모산 등 국내 산지에서 직송한 배추를 다음달 7일까지 한 달간 시중보다 50% 할인한 980원(통)에 시판한다. 이번에 준비한 김장배추는 구매 수량 제한 없이 무한정 구입할 수 있다. 절임배추(10kg)도 시중가보다 약 20% 저렴한 1만6800원에 판다.
양념 재료들도 저렴하게 마련했다. 김장용 깐마늘(1kg) 6980원, 김장용 쪽파(단) 2980원, 화건고춧가루(1kg) 4만5000원, 청정원 신안성보배 굵은소금(5kg) 1만2000원, 까나리/멸치액젓(1kg) 2850원 등에 마련했다.
롯데마트는 김장 비용에 큰 부담이 되고 있는 고춧가루, 새우젓, 소금 등 양념류를 행사 상품으로 준비했다. 여름부터 주요 양념류인 고춧가루, 소금, 새우젓을 사전 비축해 원가를 낮췄다.
'순창 화건초 고춧가루(1kg*2팩)’를 6만6500원에, ‘자연햇살 태양초 고춧가루(1kg)’를 3만9600원에 판매한다. ‘손큰 신안 천일염(5kg)’을 정상가 대비 18% 싼 1만1000원에, ‘신안 새우젓(국내산/100g)’을 시세 대비 40% 저렴한 1200원에 판매한다.
‘절임배추(10kg/1박스)’ 는 작년보다 2배 가량 늘려 2만 박스를 준비해 1만7500원에 판다. 절임배추 약 10kg을 양념할 수 있는 ‘종가집 김장양념(5.5kg/1봉)’도 4만3800원에 내놨다.
한편 농수산물유통공사가 김장비용을 조사한 결과, 재래시장 기준으로 약 18만원(4인 가족 기준)이 소요될 것으로 조사됐다.
재래시장 15개(5대 도시)와 대형유통업체 25개(13개 도시)를 대상으로 김장비용을 조사한 결과 재래시장은 17만9959원, 대형 유통업체는 23만3063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10.4%, 1.2%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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