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대우일렉이 싱가포르와 필리핀에 처음 수출하면서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선다.지지부진한 회사 매각 작업에서 벗어나 관세장벽이 낮아지는 동남아에서 새로운 성장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대우일렉은 이달 중 싱가포르와 필리핀에 세탁기를 각각 2000대,1000대 수출한다고 16일 발표했다.내년부터 이 두 나라에 냉장고와 전자레인지 등 10여개 가전 제품도 판매할 계획이다.대우일렉은 앞서 작년 4월 5년 만에 태국 수출을 재개했다.

대우일렉은 현재 말레이시아 법인을 거점으로 인도네시아,베트남 등에 수출하고 있어 최근 진출한 3개국을 합치면 10개 아세안(ASEAN) 가입국 중 6개국에 제품을 판매하게 된다.앞으로 미얀마,브루나이,라오스,캄보디아 등 나머지 4개국의 수출길도 열 계획이다.

아세안은 우리나라와 지난 2005년 FTA를 체결한 후 5위 교역상대국에서 지난해 2위 교역국으로 부상했다.특히 올해 1월1일부터 관세율이 점진적으로 인하돼 2016년엔 대부분 상품이 무관세를 적용받아 우리나라와 무역 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우일렉은 현지 맞춤형 제품으로 점유율 확대를 노릴 계획이다.주로 냉장실을 쓰는 베트남엔 성에가 덜 발생하는 간접 냉각식 냉장고를,세탁기 교체 수요가 많은 말레이시아엔 전자동 세탁기를 각각 내놓을 예정이다.고속 성장 중인 인도네시아에선 프리미엄 가전인 양문형 냉장고와 드럼 세탁기를 주력제품으로 내세울 방침이다.대우일렉 관계자는 “늦어지고 있는 매각작업에 관계없이 다양한 현지 특화 상품으로 해외 수출 시장을 늘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우일렉은 올들어 이란계 전자유통기업 엔텍합,스웨덴 일렉트로룩스 등과의 매각 협상이 결렬되는 등 2006년부터 총 5회에 걸쳐 추진된 매각 작업에서 최종 결실을 보지 못하고 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