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아침] 베버 '마탄의 사수' 서곡
칼 마리아 폰 베버의 오페라 '마탄의 사수'(1821)는 독일 낭만 오페라의 전성기를 연 걸작으로 꼽힌다. 깊은 숲,마법의 탄환 같은 초자연적인 소재는 낭만주의의 몽환적 이상과 직접 연결된다. 그러나 악마와의 연결고리인 사악한 사냥꾼 카스파르가 마탄에 맞아 죽고,주인공 막스는 어리석은 행동에 대해 자숙 기간을 거친 후 사랑하는 아가테와 맺어지게 될 것이라는 뻔한 내용으로 마무리된다.

베버는 어두운 로맨티시즘에 의거하여 막스의 비극을 그리고 싶었지만 독일인들에게 교훈을 주기 위해 욕망을 억누른 채 권선징악으로 처리했다. 그 유명한 서곡 역시 신비스런 서주와 찬송가로도 유명한 아다지오,악마와 숲의 테마를 거쳐 사랑의 힘이 마탄의 저주를 물리치는 환희를 담고 있다.

유럽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독일은 아직까지 나름 건강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막대한 통일비용을 지출했음에도 말이다. 항상 최악
[음악이 흐르는 아침] 베버 '마탄의 사수' 서곡
의 상황에 대비하여 철저하게 준비하는 이들의 저력은 '마탄의 사수'를 위시한 독일 음악에 그려진 바와도 같다. 독일인 개인의 삶은 행복하지 않다는 시각이 없지 않지만 그들의 절제하는 힘은 위기상황일수록 빛을 발한다.

유형종 < 음악 · 무용칼럼니스트, 무지크바움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