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재정 우려가 완화되면서 요동쳤던 금융시장이 점차 안정세를 되찾는 모습이다.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가 모두 2% 이상 급등했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120원대로 내려갔다.

11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50.20포인트(2.77%) 뛴 1863.45로 장을 마쳤다.

지난밤 미국 뉴욕 증시는 이탈리아의 10년물 국채금리가 7% 밑으로 떨어지자 유럽 재정 우려가 진정되면서 소폭 상승 마감했다. 미국의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도 39만건으로 최근 7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코스피지수도 1%대 오름세로 장을 출발했다. 이후 지수는 1830대에서 갇힌 듯이 보였으나 기금과 투신을 중심으로 기관이 장중 순매수로 입장을 바꾸면서 상승폭이 급격히 커졌다.

기관은 이날 2781억원을 순매수했다. 이중 기금은 913억원, 투신은 1461억원 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개인도 2063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다.

반면 외국인은 장 초반부터 끝까지 순매도를 유지했다. 외국인은 2638억원 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전체 프로그램도 2433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차익 거래를 통해서는 3400억원이 빠져나간 반면 비차익 거래를 통해서는 967억원이 들어왔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기금이 약 900억원 순매수하면서 코스피지수가 상승했다"며 "외국인을 제외한 주요 주체들이 반발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그는 "지수가 떨어지면 펀드 자금이 증시로 유입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아직은 기관이 매수에 나설 여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부분 업종이 상승한 가운데 기관이 사모은 전기전자의 오름폭이 두드러졌다. 전기전자는 4.30% 뛰었다. 운수장비, 제조업, 서비스업, 섬유의복, 은행, 화학, 금융업, 보험, 기계, 통신업, 종이목재 등도 2~3%대 상승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시총 상위 30위권 내에서는 LG생활건강만 1.13% 떨어졌을 뿐 모두 상승했다.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5.13% 급등했고 현대차는 3.16%, 포스코는 1.38% 올랐다.

코스닥지수도 2% 이상 뛰어 500선을 회복했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1.31포인트(2.31%) 오른 500.08을 기록했다.

개인은 542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500억원, 80억원 매도 우위를 나타했다.

환율은 1120원대로 내려갔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7.50원 내린 1126.7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전날에는 옵션만기일과 공매도 재허용이 겹쳤고 수급이 꼬이면서 코스피지수가 과도하게 하락했다는 인식이 퍼진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 증시는 전날 위기의 발원지인 유럽보다도 더 크게 떨어졌다는 설명이다. 그는 "11, 12일(현지시간)에 예정된 이탈리아의 경제개혁 방안 상하원 표결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이탈리아 위기의 파고는 보다 잠잠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이날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를 개최해 기준 금리를 5개월째 3.25%로 동결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