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증시가 5% 가까지 폭락한 데 반해 11일 코스피지수의 반등세는 1%대에 그치고 있다. 전날 옵션만기일을 맞아 지수가 장 막판 약 20포인트 추가 하락한 점을 감안하면 투자 심리가 개선됐다고 보긴 힘든 상황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대외 상황이 개선되지 않아 오늘 반등은 옵션만기일 충격을 회복하는 정도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어 "코스피지수의 1차 지지선은 1800이 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현 시점에서 저가 매수를 권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11일 오전 11시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2.94포인트(1.27%) 오른 1836.19를 기록 중이다.

지난밤 미국 뉴욕 증시는 이탈리아의 10년물 국채금리가 7% 밑으로 떨어져 상승 마감했다. 미국의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39만건으로 최근 7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한 점도 호재로 작용했다. 다만 유럽 재정 위기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해 오름폭은 1% 미만으로 제한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코스피지수도 기술적 반등에 나서고 있지만 상승폭은 크지 않다. 지수는 장 초반 1840선을 잠시 회복했다 내려와 1830대에 갖혀 있는 상황이다.

수급 면에서는 개인만 홀로 '사자'를 외칠 뿐 외국인과 기관은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개인은 2604억원 어치의 주식을 순매수 중이다. 기관은 장중 매수 우위로 돌아서 45억원을 사모으고 있다. 외국인은 689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이종성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이탈리아 국채금리가 7% 밑으로 내려가긴 했지만 여전히 변동성이 커 대외 여건이 개선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날 코스피지수 반등폭은 전날 옵션만기일을 맞아 낙폭이 확대된 부분의 되돌림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는 또 "지수가 9월 말 1650대에서부터 올라와 1800대라고 해서 싸다고 보긴 힘들다"며 "현 지수대가 주식 매수에 매력적인 구간이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배종성 현대증권 연구원도 "지수는 낮아졌지만 한번 더 유럽에서 악재가 터지면 증시가 충격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 외국인과 기관이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서지 않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코스피지수는 1800~1920 안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하지만 증시가 더 빠질 수도 있어 현 시점이 저가매수의 기회라고 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이들은 다음주에도 특별한 호재가 없어 지수는 당분간 부진한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배 연구원은 "지난달 말 안도 랠리가 끝난 상황이라 더이상 증시 상승을 이끌 모멘텀이 없다"며 "시장에서 원하는 것은 적극적인 유럽 재정 문제 해결책인데 독일이 반대하고 있어 합의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도 "다음주 발표될 미국, 유럽 경제지표 중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할 만한 것이 마땅치 않다"며 "특히 오는 15일(현지시간)에 발표될 유로존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는 금융 위기 여파에 1.5% 역성장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다만 "이번 주말에 이탈리아 의회가 경제 개혁안을 승인하고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확충과 관련한 긍정적인 뉴스들이 나오면 증시가 안정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