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靑ㆍ장관들이 성난 민심 부채질"
한나라당이 10일 청와대와 정부를 정면 겨냥했다. "청와대와 장관들이 민심을 수습하기는커녕 부채질하고 있다"고 맹공을 가하고 나선 것이다.

유승민 최고위원은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통계청의 10월 고용동향을 두고 전날 '고용 대박'이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이 정부 각료들이 아직도 정신 못 차리고 이런 인식밖에 못 가지면 당이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을 했다"고 포문을 열었다.

유 최고위원은 "우리 경제를 책임지는 장관의 발언에 대해 얼마나 분노하고 실망할지,이 발언 한마디로 얼마나 민심이 싸늘하게 등을 돌릴지 걱정"이라며 "아무 생각조차 없는 장관의 발언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물가 안정을 책임지는 한은 총재는 '한은은 물가관리청이 아니다'고 하고,전력대란과 저축은행 사태 땐 지경부 장관과 금융위원장 등은 안일하게 대처하는 등 각료들이 계속 민심이반을 일으키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그는 임기 말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위한 개각까지 요구했다.

원희룡 최고위원도 거들었다. 원 최고위원은 "박재완 장관은 고용노동부 장관까지 지낸 분인데 어떤 정신으로 이런 말을 하는지 놀라지 않을 수 없다"며 "우리는 구직 의사를 갖고 구직 활동에 나선 사람만 실업자로 분류돼 실업률이 아주 높을 때도 (완전 고용 상태인) 3%대에 그치는데 실제론 실업률이 20%까지 나온다"고 말했다. 또 "이런 것을 모르지 않을 재정부 장관이 고용 대박이라고 국민을 호도하면 안 된다"며 "실체 없는 현상에 대해 자화자찬,그것도 경제대책회의에 앉아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보면 당국자가 어떤 인식을 가지고 있는지 대경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장수 최고위원도 "고용 대박이 아니라 실업 대란"이라며 "(각료들이) 신중하도록 충언해 달라"고 홍준표 대표에게 건의했다. 이와 관련,박 장관은 이날 "고용 통계를 받아보고 너무 기쁜 나머지 신세대 용어로 표현했는데 신중치 못한 발언이었다"고 사과했다.
한나라 "靑ㆍ장관들이 성난 민심 부채질"
한나라당은 검찰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검찰이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서 한 · 미 자유무역협정(FTA) 괴담 유포자를 구속수사하겠다고 밝히자 황영철 원내대변인은 "언론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시대착오적 발상"이라는 논평을 냈다.

한 수도권 의원은 "(청와대가) 해도 너무 하는 것 아니냐"며 "여러 가지 문제가 있어 물러난 어청수 경찰청장을 다시 청와대 경호처장으로 불러들이는 건 민심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쇄신그룹 의원은 "얼마 전 대통령이 G20 회의에 가서 '그리스 문제에 대해 내가 총대를 멨다'고 했는데,어려운 국내 사정은 외면하는 듯한 말 한마디가 나올 때마다 가슴이 철렁한다"고 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