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유럽 증시는 3일 급락세로 출발했다가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인하와 그리스 국민투표 철회 등 호재에 힘입어 상승했다.

이날 개장 초 프랑스 파리증시의 CAC40지수는 전날보다 2.54%, 독일 프랑크푸르트증시의 DAX30지수는 2.18% 떨어졌다. 영국 런던증시의 FTSE100지수도 1.17% 하락, 출발했다. 하지만 오후 들어 ECB가 전격적으로 금리 인하 결정을 내리자 증시는 상승세로 돌아섰다.

그리스 야당이 조기 총선을 전제로 구제금융안에 동의하면서 국민투표 철회 가능성이 높아진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장 마감 직전 미국 노동부가 지난주 신규실업수당신청 건수가 전주에 비해 9000건 감소한 39만7000건으로 발표한 것도 주가를 끌어올렸다.

결국 프랑스 CAC40지수는 3.03% 급등한 3204.87로 장을 마감했다. 독일 DAX30지수도 3.11% 오른 6151.18로 거래를 마쳤다. 영국 FTSE지수도 1.12% 상승해 5545.64를 기록했다.

위기의 진원지인 그리스(1.86%)를 비롯해 이탈리아(3.23%), 스페인(1.61%), 포르투갈(2.92%) 등 재정위기 국가들의 지수도 상승했다. 특히 그동안 약세를 보였던 금융주가 강세를 보였다. 그리스 최대 은행인 그리스 국립은행은 11.11% 올라 이틀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BNP파리바는 8.7%, 코메르츠방크도 5.7% 상승했다.

마리오 드라기 신임 ECB 총재가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한 것은 시의적절했다는 평가다. 당초 전문가들은 이미 침체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는 유로존의 경기회복을 위해 ECB가 조만간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드라기 총재가 취임하자마자 금리를 내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봤다. 하지만 파판드레우 총리가 2차 구제금융안에 대해 국민투표 실시하겠다고 하자 금융시장은 요동을 쳤고 ECB 이사회도 금리 인하 쪽으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그리스 문제가 아직 완전히 해결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U 정상들이 지난 26일 그리스 구제안을 비롯한 유로존 위기 해결책에 합의했지만 유럽 증시는 널뛰기를 계속하고 있다.

지난 26일 당일엔 혼조세로 마감됐다가 27일엔 위기 해소책에 투자심리가 회복되면서 폭등했다. 월요일인 31일엔 유럽 재정위기 다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에 급락했고 11월 1일엔 그리스 국민투표 소식에 폭락했다. 2일엔 독일과 프랑스 정상과 유럽연합 지도자들이 그리스 문제를 협상하기 위해 전격 회동을 가졌고 미국 연준(Fed) 의장이 추가 부양책을 검토할 수 있다는 발언에 급상승하기도 했다.

정성택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