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수수료를 내리겠다고 최근 잇따라 발표했다. 올해 상반기 은행들은 3조7000억원의 수수료 수입을 올렸다. 이 가운데 약 9%인 3083억원이 인출 및 송금 수수료다.

은행권이 내놓은 수수료 인하 방안에 따르면 은행 영업시간 이후 자기 은행 ATM으로 돈을 보낼 때 300~600원 정도 받았던 송금 수수료는 거의 사라졌다. 영업시간 이후 다른 은행에서 돈을 찾을 때 수수료도 1000~1200원 정도였으나 900원 안팎으로 떨어진다. 연속으로 돈을 찾을 때는 정식 수수료의 50%를 깎아준다. 하지만 은행 간 수수료 차이는 여전히 큰 편이다. 이체나 인출금액이 얼마냐에 따라 격차가 더욱 크게 벌어지기도 한다. 수수료 할인은 은행들이 전산 개발을 완료해야 하기 때문에 이르면 이달 중순부터 대부분 적용된다.

◆마감 내 타행 ATM은 국민은행이 유리

영업시간 이후 다른 은행 ATM에서 돈을 찾을 때 수수료가 가장 싼 은행은 기업은행이다. 대부분 800~1000원을 받는데 기업은행만 700원을 받는다. 산업은행은 1만원 이하 인출건에 대한 수수료를 400원으로 책정했다.

SC제일은행은 1200원으로 가장 비싸다. 은행 영업시간 동안 타행 인출은 국민은행이 가장 유리하다. 수수료가 600원이다. 우리·신한·외환은행과 대부분의 지방은행은 700원을 물린다. 하나은행과 SC제일은행은 각각 900원과 1000원으로 비교적 높았다.영업시간 이후 자기은행 ATM을 이용할 때 송금 수수료를 부과하는 은행은 SC제일은행이 유일하다. 600원을 내야 한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두드림 통장 등을 이용하면 ATM 수수료를 내지 않기 때문에 금융감독원으로부터도 별도의 시정 요구를 받지 않아 이번에 수수료 인하를 하지 않았다”며 “당행 송금 수수료만 보더라도 고객의 80% 이상이 면제를 받는 등 숫자만 단순 비교하면 곤란하다”고 말했다. 신협도 ATM 수수료를 시중은행과 비슷한 수준으로 내렸다. 신협 ATM에서 5만원 이하 소액 인출시에는 500원인 수수료를 250원만 받는다. 인출한도인 100만원 넘게 돈을 찾으면 수수료를 50% 할인해준다. 한국씨티은행의 ‘참 좋은 수수료 제로 통장’은 ATM 수수료 일체와 온라인뱅킹, 통장 재발행 등 모든 수수료가 면제된다.

기업銀, 영업시간후  ATM 수수료 최저…타행 인출땐 국민銀 유리
◆자행 ATM 수수료 기업·산업은행 무료

기업은행과 산업은행은 은행업무 시간이 지나도 자기은행이나 제휴은행 ATM에서 돈을 뽑을 때 수수료가 없다. 대부분 은행의 마감 후 자행 인출 수수료는 500~600원이다. 대신 돈을 뽑는 금액이 적으면 할인을 해준다. 원래 500원이던 수수료를 국민은행은 10만원 이하 인출시 250원으로 깎아주고 외환은행은 5만원 이하로 찾을 때 250원만 받는다. 신한과 하나은행도 500원과 600원인 수수료를 5만원 이하 금액에 대해 50% 할인해 준다. 지방은행들은 1만원 이하 돈을 뽑을 때는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는다.

다른 은행 ATM을 통해 돈을 부칠 때 가장 좋은 은행도 기업은행이었다. 기업은행은 영업시간과 상관없이 10만원 이하는 500원, 10만원 초과 금액에 대해서는 700원을 내도록 한다. 하나은행도 마감 후 수수료가 기업은행보다 200원 정도 많았지만 저렴한 편에 속했다. 국민은행은 10만원 이하로 송금할 때 시간과 상관없이 500원을 받아 최저 수준이지만 10만원이 넘으면 1000원으로 오른다. 반면 SC제일은행은 타행 송금 수수료가 1000~2000원으로 최고 수준이다. 마감시간 내 수수료가 10만원 이하 1000원, 10만원 초과 1500원이었고 마감시간이 끝나면 각각 1500원과 2000원을 받는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