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자영업 희망콜센터] 젊은층 입맛 잡을 얼큰한 찌개류로 전문화

[Q] 서울 합정동에서 저가형 삼겹살집을 운영하는 박정선(42)입니다. 가게는 42.9㎡(13평) 규모로 아내와 함께 장사하고 있습니다. 위치는 지하철 6호선 상 수역에서 합정역으로 가는 좌측 이면도로 1층에 있습니다. 2009년 점포를 인수했고, 보증금 2500만원에 월 120만원의 임대료를 내고 권리금과 약간의 시설투자비로 3800만원이 들었습니다. 창업비용이 총 6300만원인 셈이지요. 영업은 쉬는 날 없이 오전 10시에 문을 열어 새벽 1시까지 하고 있습니다.

개업한 뒤 지금까지 하루 30만~40만원의 매출을 올렸고, 부부가 열심히 일한 결과 생활비 정도는 벌었습니다. 지난해 말부터는 고기값과 식자재 비용이 너무 올라 부자재까지 포함하면 원가비중이 무려 60%에 달합니다. 여기에 전기·가스비 등 각종 경비와 월세 등을 제하면 인건비는 없는 셈입니다. 메뉴는 1인분에 6900원 하는 주먹고기, 삼겹살과 7900원인 차돌박이입니다. 식사메뉴는 5000원짜리 돼지김치찌개, 차돌된장찌개, 제육볶음 등을 팔고 있습니다. 국내산 돼지를 쓰고 차돌박이만 수입산을 쓰고 있습니다. 점포 주변의 학생과 회사원들이 주요 고객입니다. 전체 매출에서 식사 매출이 70% 이상을 차지하고 고기는 30%에도 못 미칩니다. 고기를 팔아서는 남는 게 없는 셈이지요. 수익이 없는 고깃집에서 식당으로 업종을 변경하고 싶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A]의뢰인의 매장이 있는 상수역 상권은 지하철 6호선 개통과 함께 홍익대 후문을 기점으로 상권을 형성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이유로 상수역 주변은 20~30대의 유동인구를 겨냥한 호프집, 주점, 노래방, PC방, 커피전문점, 편의점, 분식집, 음식점들이 대부분입니다. 상권의 주 이용고객이 대학생과 대학원생들임을 알 수 있습니다.

낮부터 저녁 6시까지 유동인구의 대부분이 유입되므로 그에 걸맞은 상권이 형성돼 있습니다. 주거형태는 아파트 비중이 10%에도 못 미치며 약 80% 이상이 빌라와 다세대, 연립주택 등입니다. 이런 특성 때문인지 세련된 이미지의 상권을 형성하기보다는 각양각색의 소규모 점포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습니다.

주점과 음식점이 전 업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상태에서 차별화되지 않은 고깃집을 운영하면 성공 가능성이 떨어집니다. 상수역 상권은 유동인구는 많지만, 인구의 대부분이 홍대앞 상권으로 유입되기 때문에 주 고객층인 대학생들을 흡수할 수 있는 차별화된 업종이 필요합니다. 의뢰인은 점포를 인수한 지 2년이 지난 시점에서도 매출이 초기와 똑같습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인건비는 남았지만, 수익은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의뢰인의 가장 큰 고민은 육류에 대한 매출이 저조하고, 식재료 원가 상승에 따른 수익성 감소에 있는 듯합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월 1000만원의 매출을 올렸을 경우에는 원가 부담이 45%였지만, 지금은 60% 정도로 상승했습니다. 점주 부부의 인건비조차도 안 될 정도이니 신이 나질 않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경기 흐름을 감안하면 원가를 줄일 뾰족한 대안은 없는 듯합니다.

결국 원가율을 줄일 수 있는 상품을 판매하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부부의 인건비 이상을 기대한다면 식사메뉴를 차별화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주변의 저렴한 문화와 배후세대의 특성을 감안해 얼큰한 국물 맛을 느낄 수 있는 찌개 종류나 생선구이를 전문화시킨다면 매출 기여도가 상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저녁 메뉴도 지금처럼 주먹고기와 삼겹살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젊은층을 사로잡기 위한 얼큰한 ‘등갈비 김치찌개’와 매콤달콤한 ‘양푼이김치 갈비찜’을 추가하면 젊은 연인이나 신세대 직장인, 중년층에 이르기까지 골고루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소득 수준이 높지 않고 비교적 상권이 노후된 지역에서는 푸짐하면서도 너무 튀지 않고 강한 맛을 내는 음식의 호응도가 클 수밖에 없습니다. 젊은층과 서민층의 주머니 사정을 감안, 객단가는 낮지만 원가비중이 낮고 회전율을 높일 수 있는 김치요리 전문점으로 컨셉트를 잡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다시 개업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손님들에게 새로운 맛을 시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이를 위해 최소한 재단장해 오픈하기 1주일 전부터 전단 작업과 1인분 무료시식권을 배포하는 등의 마케팅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오픈 당일 무료시식 이벤트를 과감히 펼치는 것도 필요합니다.

정리=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

도움말=최재봉 연합창업컨설팅 소장 ceo@yunhap.net

☎자영업희망콜센터(02)360-4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