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미국 증시가 추가 경기부양책 기대로 사흘 만에 급등했다.

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178.08포인트(1.53%) 오른 1만1836.04에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19.62포인트(1.61%) 상승한 1237.90을 기록했고, 나스닥지수는 2639.98로 33.02포인트(1.27%) 올랐다.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실업률이 너무 높고 경제가 원하는 만큼의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제 상황에 따라 필요할 경우 초저금리 기조를 2013년 중반 이후로 연장하거나 모기지담보부증권(MBS)을 추가로 사들이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버냉키 의장의 발언이 사실상 경기 부양을 위한 추가 양적완화에 대한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됐다.

팀 그리스키 솔라리스 에셋 매니지먼트 수석 투자 책임자는 “버냉키 의장이 (경기 부양을 위해) 더 많은 방안을 가지고 준비할 수 있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하향 조정됐다. 연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6월 2.7∼2.9%에서 1.6∼1.7%로 대폭 낮췄다. 2012년 전망치는 3.3∼3.7%에서 2.5∼2.9%으로 내렸다. 2013년 전망치는 3.5∼4.2%에서 3.0∼3.5%로 하향됐다.


FRB는 내년 미국 실업률을 기존 7.8~8.2%에서 8.5~8.7%로 상향 조정했다. 2013년에도 7.0~7.5%에서 7.8~8.2%로 높였고, 2014년 전망은 6.8~7.7%로 제시했다.

고용 지표는 개선됐다. 이날 미국 ADP(오토매틱 데이터 프로세싱)가 내놓은 10월 미국의 민간 고용은 11만명 증가한 것으로 집계돼 시장예상치(10만명)를 웃돌았다.

이런 가운데 증시에서는 에너지 관련주와 금융주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S&P 에너지지수와 금융업지수는 각각 2.9%, 2.8% 급등했다. 쉐브론은 2.41%, 뱅크오브아메리카는 5.5% 상승했다.

다만 거래량은 저조해 여전히 불안한 시장 상황을 드러냈다. 75억주가 뉴욕증권거래소에서 거래됐으나 20일 평균에도 못 미친 수준을 나타냈다.

에릭 리츠텐스테인 나이트 캐피탈 관리 책임자는 “향후 경기 전망에 대한 불안과 유럽발 악재에 대한 두려움이 여전하다” 며 “시장 상승에 대한 확신이 없어 거래량이 저조했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