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국내 증시은 1일 유럽 재정위기 재부각과 미국증시 급락 여파 등으로 조정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전날 코스피지수는 차익실현 매물 부담으로 나흘 만에 하락했다. 약세로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장중 외국인의 매수세로 반등, 한때 1940선을 웃돌았으나 투신권을 중심으로 기관 매물 부담이 가중되면서 1900대로 장을 마감했다. 전기전자(IT), 보험을 제외한 대다수 업종이 뒤로 밀렸다.

지난 31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는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확충 불안감에 급락했다. EFSF의 클라우스 레글링 최고경영자(CEO)가 EFSF 투자 유치를 위해 중국과 일본을 방문했으나 명확한 답을 얻지 못한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신화통신은 영문 논평을 통해 “중국이 유럽 문제 해결의 구세주가 될 것으로 기대해선 안 된다”고 보도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유럽 해결책이 구체화되는 동안 코스피지수가 높아진 박스권에서 등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 대책의 효용성과 기초체력(펀더멘털) 모멘텀 확보에 대한 기대와 의심이 교차하는 시기” 라며 “단기적으로 증시가 등락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 연구원은 “특히 전날 일본의 외환시장 개입으로 글로벌 외환시장 변동성이 커진데다 이번주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미국 고용지표, 주요20개국(G20) 정상회담 등 굵직한 이슈들을 앞두고 결과를 확인하려고 하는 심리가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FOMC는 1, 2일, G20 회의는 3, 4일에 열릴 예정이다. 미국 10월 실업률은 4일에 나온다.

그는 다만 “유럽 사태 진정, 미국 경제지표 개선, 중국 긴축정책 완화에 대한 기대가 남아있어 1870선이 탄탄한 지지선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주식시장에 여전히 불안이 남아 있어 상승 흐름이 꺾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코스피지수는 긍정적인 주가 움직임을 일시적으로 해석하는 불신의 영역에서 상승에 대한 기대와 하락에 대한 우려가 공존하는 의심의 영역으로 넘어가는 단계” 라며 “아직도 많은 국내 투자자들은 지수 상승을 빠져나갈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승진 삼성증권 연구원도 “당장 새로운 정책 모멘텀을 기대하기 힘들어 급등에 따른 피로를 덜어내고 적응해 나가는 시간이 필요하다” 며 “코스피지수는 저점과 고점이 높아진 새로운 박스권을 형성할 것”이라고 점쳤다.

그는 “중국이 EFSF 참여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장 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재무장관회의 의장은 중국과 다른 투자자들 없이도 유럽이 국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혀 정치적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신흥국들과 이를 유지하려는 유럽의 관계가 복잡하게 얽히고 있다” 며 “유럽 해결책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주식시장에 출렁임이 올 수 있다”고 판단했다.

박 연구원은 “여전히 기대감이 남아있는 중국 내수 소비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수혜주에 관심을 가질 것”을 권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