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에게 듣는다] “주가 1900 회복, 나만의 포트폴리오 재점검할때”
“주가가 1900선을 회복한 지금이 차분하게 다시 한 번 자신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재점검 할 때입니다.”

박승안 우리은행 투체어스강남센터 부장(45·사진)은 “투자를 잘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흔들리지 않는 자신만의 목표와 원칙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타이밍은 스스로 정해야”

박 부장은 ‘투자’를 ‘밸류(가치)’와 ‘타이밍’ 딱 두 가지로 정리한다. 그는 “밸류에 대한 판단은 수많은 전문가들이 하고 있는 만큼 굳이 일반 투자자들까지 나서지 않아도 된다”며 “문제는 타이밍”이라고 말했다. 언제 살지,팔지에 대한 판단만큼은 다른 누군가가 대신해 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타이밍은 본인이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타이밍을 결정하는 방법에 대해선 우선 자신만의 원칙을 가져야 한다고 박 부장은 조언한다.

그는 “원칙은 여러 개의 복잡하고 대단한 것이 아니라 단순하고도 쉬운 것 하나만 있어도 된다”며 “예를 들어 ‘나는 조간신문 헤드라인에 주가가 올랐다는 얘기가 나오면 산다’ 정도로만 해도 좋다”고 말했다. 또는 특정 종목에 대해 나름의 가격대를 설정해 놓고 해당 가격 이상 또는 이하 땐 매매를 결정하는 식이다.

그는 “작지만 분명한 한두 가지 원칙만이라도 만들어 놓고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원칙을 정할 때는 ‘나는 어떤 사람인가’를 되돌아봐야 한다고 박 부장은 강조했다. 스스로가 누구인지도 모른 채 무턱대고 금융회사를 찾아간다면 전문가들에게 당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박 부장은 “나를 객관화시켜 볼 줄 알아야 한다”며 “자신의 재무 상태 및 수입과 지출 내역 등을 수치적으로 구체화해보면 잘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구체화된 숫자들을 통해 나에게 부족한 것과 남는 것을 쉽게 파악해 대응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이어 “재테크에 앞서 나의 그릇이 얼마나 되는지를 볼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돈을 버는 것보다 들어온 돈을 얼마나 잘 관리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먼저라는 얘기다. 박 부장은 “그릇을 키우지 않으면 급변하는 시장 상황의 뒤만 좇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지금이 투자 리모델링 적기”

박 부장은 “1900선이라는 최근의 지수 상황은 투자의 포트폴리오를 재점검할 때”라고 강조한다. 1600선에서 2200선까지 오르락내리락 급변동을 거듭했던 올해 그 중간인 1900선을 지키는 요즘 이 비교적 안정감을 가지고 자신의 투자 원칙을 정할 수 있는 적기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랩이나 주가연계증권(ELS), 압축형펀드 등에 중복해 투자하고 있는 부분은 없는지 등을 살펴봐야 한다”며 “투자 리모델링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 부장은 “갑자기 시장이 나빠졌을 때 허겁지겁 환매하는 경우에 대비해 시장이 다소 이성적인 지금 최악의 경우를 상정하고 판단을 내려놓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 부장은 금융자산과 부동산자산의 합을 100으로 놓고 볼 때 부동산자산이 70을 넘어가는 것은 좋지 않다고 말한다. 또 금융자산 가운데서는 주식과 펀드의 비중이 전체의 50을 넘어가지 않게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게 그의 조언이다.

그는 “매달 돈이 생기든,목돈이 있든 기간과 종목을 나눠 분산 투자할 필요가 있다”며 “적립식펀드 등의 형태로 레버리지 투자법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기간을 나눠 조금씩 오래 투자하면 심리적으로 시장을 좀 더 길게 볼 수 있는 관점이 생긴다는 게 이런 투자법의 장점이다.

박 부장은 “만약 일시 투자를 원한다면 ELS 등에 투자하되 개별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것보다 지수형 ELS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며 “개별 종목의 경우 지수형보다 기대수익률은 다소 높은 편이지만 변동폭이 커 손실을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