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주식 멘토에게 듣는다] "대형주 주목…단기론 해운·태양광 부각"
“지수가 오르면 낙폭이 컸던 종목부터 사려는 욕망이 생깁니다. 하지만 ‘싼 주식’이 아닌 ‘좋은 주식’을 찾아야 합니다. 부동산 투자 원칙과 다를 게 없습니다.”

한국경제TV 와우넷 전문가인 권태민 상산투자연구소장(44·사진)은 장이 상승세일수록 더욱 신중할 것을 투자자들에게 조언했다. 수급을 고려하지 않은 막연한 ‘우량주 투자’는 반쪽짜리에 불과하다는 게 그의 철학이다. 그는 “유럽 재정위기 해결 분위기로 연말까지 2100선을 회복할 것”이라며 “철저한 손절매와 자금 관리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권 소장은 투자자 사이에서 ‘급등주 매매’ 전문가로 통한다. 1992년 서울보증보험 자금부에서 근무하던 시절 투자를 시작해 2000년 전업투자자가 됐다. 그는 “기업들의 자금조달 업무를 맡았던 만큼 기업 분석에서는 누구보다 자신이 있었지만 주식시장의 법칙은 달랐다”며 “10억원을 잃고서야 ‘우량주’와 ‘우량기업’의 차이를 깨닫게 됐다”고 떠올렸다. 자신만의 수익 기법을 확립한 이후엔 와우넷 유료 회원 수 1위인 ‘올해의 최고 애널리스트’에 2년 연속(2008~2009년) 오르기도 했다.

그는 코스피지수가 1900~2050선의 박스권에서 당분간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수가 추가상승할 때마다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지수를 누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기관이 꾸준히 저점에서 사모으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외국인도 매수를 강화하고 있어 수급 여건은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권 소장은 “개인 매수가 많아지는 날이 주가의 단기 고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당분간 개인 수급과 반대로 움직이는 게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지수 상승기에 나타나는 순환매 흐름도 참고로 제시했다. 선진국 증시는 주가가 상승할 때 바이오·제약이 움직인 다음 옐로칩으로 매수가 붙고, 이어 블루칩이 주도주로 나서는 경향이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 시장 역시 이 같은 흐름을 따라가고 있어 앞으로 대형주에서 많은 기회가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단기적으로는 유럽발 악재가 완화된 만큼 해운업종과 태양광 관련주가 부각될 것으로 봤다. 한진해운 오성엘에스티 등이다. 중기적으로는 경기 회복 수혜주에 주목했다. 건설 경기가 좋아지면 수혜를 입는 철강업종이 대표적이다.

과거 주도주였던 화학·정유주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지수가 내릴 때 낙폭이 컸던 종목은 되도록 피하자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러면서 ‘10억원으로 부동산을 사라고 하면 뭐부터 사겠느냐’고 반문했다.

“경기가 안 좋았을 때 급락했던 싼 아파트부터 사는 건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강남 불패 신화’는 여전하니까요. 강남 아파트는 아무리 비싸도 계속 사려는 사람이 있는 한 ‘프리미엄’까지 붙어 거래됩니다. 마찬가지로 ‘시장이 좋아하는(수급이 좋은)’ 주도주를 포착해야 합니다.”

그의 ‘급등주 매매’전략은 이처럼 매수가 강한 종목을 포착해 수익 기회를 노리는 것이다. 초보자가 시도하기엔 쉽지 않다. 하지만 전문가에게 일정한 기법을 익힌다면 급등장과 횡보장 모두 활용할 수 있는 전략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권 소장은 투자자들에게 두 가지 원칙을 강조했다. ‘손절매’와 ‘자금 관리’다. 1000만원으로 15% 이익을 봤다면 수익을 얻은 만큼 인출한 후 원금으로 다시 돌아가는 원칙이다. 그대로 나뒀다가 10% 손실을 보면 원금 손실이 발생한다. 미리 정한 만큼 손실을 봤을 때는 미련 없이 빠져나오는 것이 중요하다. 원금 회복이 오히려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