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미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는 최근 저서 ‘디퍼런트’에서 차별화는 어떤 일회성 이벤트라기보다는 ‘새로운 생각의 틀’이라고 지적했다. 업체들이 차별화를 위해 어떤 기능이나 특성의 일부에 변화를 주지만, 고객에게는 이런 변화들이 차별성으로 다가오지 않고 오히려 비슷해지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했다. 진정한 의미의 차별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사고방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한 것이다.

이와 같은 차별화는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야 하기 때문에 쉬운 일이 아니다. 예컨대 환자들만 먹는 음식으로 여겨졌던 ‘죽’을 대중적인 영양식으로 인식의 전환을 이끌어낸 프랜차이즈 업체 ‘본죽’은 빠른 속도로 성장할 수 있었다.

안경시장은 경쟁이 치열한 분야다. 약 8000곳 이상의 중소 매장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으며, 전체적인 시장 규모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개별 점포의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룩 옵티컬’과 같은 안경 프랜차이즈 업체는 오히려 선전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 업체는 안경에 대한 사고방식을 바꾸는 데 힘을 쏟았다. 시력 교정용 ‘기능 상품’에서 액세서리와 같은 ‘패션 상품’으로 전환시킨 것이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고객이 편하게 둘러볼 수 있는 매장 환경을 구성했다. 구매 여부와 상관없이 쉽게 둘러보고 자유롭게 상품을 고르고 착용해봄으로써 자연스럽게 구매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패션상품답게 상품의 종류와 디자인 요소를 강화하면서도 가격은 오히려 낮췄다.

[자영업 MBA] 환자들만 먹던 죽을 영양식으로…고정관념 깨야 살아남아
국내외 경제의 전망은 매우 어두운 편이다. 대부분의 업체들엔 비관적인 뉴스겠지만, 어떤 이들에겐 오히려 불황이 기회일 수도 있다. 한 호프주점은 고객의 씀씀이가 작아질 것으로 예상, 일찌감치 이런 환경에 걸맞은 매장을 꾸미고 있다. 호프점에 셀프서비스 방식을 도입함으로써 매장의 인건비 부담을 낮춘 것. 안주 비용이 부담스러운 고객을 위해서는 안주를 주문하지 않아도 되는 매장 분위기를 만들었다. 심지어는 손님이 안주를 가지고 오거나 외부에서 배달시켜 먹는 것도 허용하고 있다. ‘맥주바켓’이란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매장 운영 방식이다.

불경기라는 시장 상황을 고려, 호프주점 운영에 발상의 전환을 꾀한 셈이다. 문 교수는 책의 말미에 ‘차별화는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보고, 사람들을 이해하는 태도’라고 적고 있다. 차별화의 눈으로 보면 세상에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허건 < 행복한가게연구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