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유럽발(發) 훈풍에 힘입어 사흘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오후장 한때 하락 전환하기도 했으나 외국인과 프로그램 매수세에 힘입어 오름세로 돌아서 장을 마감했다.

28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7.44포인트(0.39%) 오른 1929.48로 장을 마쳤다.

유럽연합(EU) 정상회담 합의와 양호한 미국 3분기 국내총생산(GDP)에 힘입어 전날 뉴욕 증시가 급등했다.
이에 코스피지수는 단숨에 1960선을 회복하며 2%대 강세로 장을 시작했으나 개인 매물이 출회되는 가운데 연기금이 '팔자'로 전환하면서 상승폭을 줄였다. 중국의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지원과 관련해 합의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우려가 불거지면서 한때 하락 전환하기도 했다.

EU 정상들은 27일 10시간에 걸친 마라톤 회의 끝에 유럽 재정위기 극복을 위한 공동합의문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그리스 국채 탕감(헤어컷) 비율은 기존 21%에서 50%로 상향 조정됐고,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보증 규모도 1조유로 이상으로 확대됐다. 1060억유로 규모의 은행 자본확충 등에도 합의했다.

외국인이 이틀째 '사자'에 나서 4799억원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기관은 2465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개인이 닷새째 매도 우위 기조를 이어가면서 6702억원어치 매물을 쏟아냈다.

프로그램 매수세가 대거 유입돼 지수 우군 역할을 맡았다. 차익거래는 6162억원, 비차익거래의 경우 2304억원 순매수를 기록해 전체 프로그램은 8466억원 매수 우위로 집계됐다.

대다수 업종이 상승한 가운데 증권이 3% 넘게 뛰어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이와 함께 운수창고, 은행, 금융, 기계, 건설 등도 1∼2%대 강세를 보였다. 반면 통신, 유통, 섬유의복, 서비스 등은 하락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대부분 오름세를 나타냈다. 장 시작 전 양호한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는 2%대 뛰었다. 현대모비스와 기아차, 삼성생명을 뺀 시총 1∼10위권 전 종목이 상승 마감했다.

자금란 루머가 불거졌던 STX그룹주가 고소 등 적극적인 대처와 STX조선해양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결정에 동반 상승했다. STX팬오션이 7%대 급등했고, STX, STX엔진, STX조선해양이 1∼4%가량 올랐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연구위원은 "코스피지수가 최근 단기 급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 출회 등으로 상승폭을 줄여 장을 마쳤다"면서도 "기존 주도주인 정보기술(IT)주와 최근 강세를 보인 기계 등의 흐름에 비춰 방향성은 여전히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선 상한가 10개 등 434개 종목이 올랐다. 하한가 4개를 비롯해 380개 종목이 내렸고, 75개 종목은 보합을 기록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