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금융공사는 최근 6000억원 규모의 사모펀드(PEF) 운용사(GP)를 선정하기 위해 설명회를 진행하면서 "가급적 컨소시엄보다는 단독 GP로 신청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설명회가 끝나자마자 참석했던 증권사와 벤처캐피털 관계자들은 앞다퉈 명함을 교환하며 "같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보자"는 제안을 주고받았다.

이런 분위기는 접수 결과로 이어졌다. 27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정책금융공사가 최근 접수한 PEF GP 희망자 13곳 가운데 절반 이상인 7곳이 벤처캐피털,독립PEF 등 기존 PEF 운용사들과 증권사의 컨소시엄 형태였다. NH증권은 LB인베스트먼트와,현대증권은 보광창투와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대우증권은 독립PEF인 커넥스파트너스와 손을 잡았다.

최근 우정사업본부가 추진 중인 4000억원 규모의 PEF에도 상당수의 증권사와 벤처캐피털 등이 컨소시엄 형태로 신청을 했다.

증권사와 벤처캐피털 등이 밀월관계를 강화하는 것은 최근 증권사들이 잇따라 PEF에 진출하면서부터다. 연기금 등에서 자금을 따내려면 트랙레코드(투자 실적)가 필요한데 아무래도 기존 성과가 없다 보니 투자 경험이 풍부한 벤처캐피털이나 독립 PEF 등과 손을 잡아 진출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포석이다.

이준효 SBI인베스트먼트 상무는 "증권사들이 운용성과가 좋은 투자사에 잇따라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