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홍수로 일본 내 생산시설까지 타격을 받기 시작했다.

도요타자동차의 일본 내 공장은 태국으로부터 자동차용 전자부품 등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해 한시적 감산에 들어갔고 도요타에 자동차강판을 납품하는 일본 2위 철강사 JFE도 생산량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태국 홍수피해가 확대될 경우 다른 자동차 소재부품 업체도 감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5일 "도요타자동차가 24일부터 28일까지 5일간 아이치(愛知)현에 있는 공장의 가동 시간을 줄이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잔업을 없애는 방식 등으로 5일간 6000대가량 자동차 생산을 감축할 계획이다.

상황에 따라 감산 일정을 연장할 가능성도 높다. 도요타는 홍수로 태국 내 공장이 가동 중단된 이후 모자란 생산량을 채우기 위해 일본 내 공장의 작업시간을 늘려 왔다.

일본 철강회사에도 불똥이 튀었다. 태국 홍수로 일본 자동차기업들의 생산량이 전반적으로 줄어든 탓에 자동차 강판 수요도 감소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JFE가 오카야마(岡山)현 등에 있는 제철소 라인 중 하나를 다음달에 멈추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라며 "감산 규모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수천t 수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일본 1위 철강사인 신일본제철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일단 태국 내 생산거점의 생산량부터 줄이고 있지만 피해가 장기화하면 국내 생산량 감축도 고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니혼게이자이는 "태국 홍수 피해가 일본 내 공장까지 미치고 있다"며 "도요타에 이어 다른 자동차 메이커들도 국내 공장 감산에 들어가면 철강뿐만 아니라 유리 수지 등 관련 소재업체들도 가동률을 떨어뜨려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태국 홍수로 일본 기업들이 집중적인 피해를 입으면서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도 대책마련에 나섰다. 우선 도요타와 닛산 등 직접적인 침수피해를 당한 일본 기업들에 태국통화인 바트화로 긴급 대출을 실시하기로 했다.

일본은행은 태국 중앙은행과 협력해 일본 국채를 담보로 바트화 대출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상황이 더 악화되면 추가 대책을 검토키로 했다. 도요타와 닛산은 오는 28일까지 태국 내 공장의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