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뒤 미국이 슈퍼파워로 다시 복귀할 것이다. "(스티브 콜 뉴아메리카재단 회장)

"한국은 컴퓨터를 기반으로 한 교육개혁에 가장 적합한 나라다. "(콘래드 울프램 울프램연구소장)

국제관계 전문가인 콜 회장은 미국의 미래를 낙관한다. 중국은 민주화 요구와 부의 분배 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한다. 그는 다만 "유럽 재정위기를 해결 못하면 두 번째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수학과 정보기술(IT) 분야 전문가인 울프램 소장은 "수학 교육을 실생활과 관련된 내용으로 전면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콜 회장과 울프램 소장은 다음달 2일 글로벌 인재포럼의 특별세션(21세기 세력지도,어떻게 재편되나)과 기조세션Ⅳ(미래 인재와 스마트 러닝)에서 각각 주제발표를 한다. 두 사람을 이메일로 인터뷰했다.

◆"미국 경제위기는 단기적 현상"

콜 회장은 미국이 경제적으로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지만 단기적인 문제라고 본다. 그는 "5년 이상 시간이 지나면 미국이 다시 안정적인 초강대국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개방성과 혁신 능력이 중국 등과의 국제적 경쟁에서 앞서 나갈 원동력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콜 회장은 "국방비를 줄여야 하는 재정적 현실에 처했지만 미국의 군사력은 대규모 예산 삭감이 영향을 미치지 못할 정도로 막강한 수준"이라며 "오바마 행정부는 국방비 절감과 군사력 유지 사이에서 균형을 잘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일관성이 없고 무능한 미국의 정치가 우려된다"며 미국의 정치 시스템을 비판했다.

현재 진행형인 유럽의 재정 위기에 대해서는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세계화로 인해 세계는 점점 휘발성 있는 하나의 위험한 공동체로 변화하고 있다"며 "유럽이 재정위기를 해결하지 못하면 두 번째 글로벌 금융위기가 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금융위기가 다시 온다면 각국 대중들의 분노를 야기해 세계 정세가 불안해 질 것"이라며 "이런 상황이 오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콜 회장은 남북한 문제에 대해 "그동안 북한과의 대화는 전반적으로 건설적 역할을 했다고 본다"며 "북한의 핵무기 개발이나 미사일 프로그램 확장을 경계하면서 원칙있는 접촉과 대화를 계속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근 무아마르 카다피 전 리비아 국가원수의 죽음으로 다시 관심사로 떠오른 중동 민주화에 대해서는 국가별로 다른 양상이 전개될 것으로 내다봤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민주화 요구에 끝까지 저항할 것으로 예상했다. 교육받은 중산층이 있는 이란에서는 민주화 혁명이 계속 진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중동의 민주화 요구가 얼마나 지속될지 지켜봐야 한다"며 "이 문제는 정치적 만족보다 각국 정부가 경제적으로 국민을 얼마나 만족시키느냐에 달렸다"고 분석했다. 민주화 시위도 경제적 불만에 따른 요구라는 지적이다.

◆"수학교육은 전면 개혁해야"

스마트폰 등 첨단 IT 기기를 활용한 '스마트 러닝'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콘래드 울프램 울프램연구소장은 "기술이 뛰어난 한국은 컴퓨터를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교육개혁에 적합한 나라"라고 말한다. 그는 "완전히 다른 교육과정을 만들어 교실에서 배우는 수학과 실생활의 간극을 극복해야 한다"며 수학교육의 전면 개혁을 주창한다.

울프램 소장은 "미분,적분 등 복잡한 계산은 컴퓨터에 맡기고 학생들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도록 해야 한다"며 "수학을 실생활에서 이용하기 위해서는 수학 교육에 대한 근본적인 사고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학 교육의 문제는 교육 방법에 있는 게 아니라 수학 과목 그 자체가 가진 콘텐츠에 있다"고 진단했다.

울프램 소장은 "학생과 교사는 물론 정부도 현재의 수학 교육에 문제가 있다고 여긴다"며 "누구나 수학을 배우지만 아무도 실생활에서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직장이나 사회에서 수학의 중요성은 점점 커지는 데 비해 수학 교육이 이를 따라가지 못해 괴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수학교육에 대한 근본적인 사고 전환을 이끄는 새로운 커리큘럼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울프램 소장은 "개혁을 위한 기술은 마련돼 있다"고 말했다. 컴퓨터가 이미 존재하는 많은 데이터들과 수식을 조합하는 복잡한 계산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과학 · 공학 등에서 널리 사용하는 계산용 소프트웨어 '매스매티카(Mathematica)'와 검색엔진 '울프램 알파'에서 쓰이는 최신 알고리즘이 대표적이다. 울프램 알파는 슈퍼컴퓨터의 인공지능 기능을 활용해 웹상의 지식을 재구성,사용자에게 제공한다.

울프램 소장은 "한국도 학생들의 수학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이공계 인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국은 IT 기술 환경이 훌륭하기 때문에 컴퓨터를 기반으로 하는 교육 개혁을 할 수 있는 조건이 충분히 갖춰져 있다"고 말했다.

◆ 스티브 콜 뉴아메리카재단 회장 - 퓰리처상 두 번 받은 기자 출신

스티브 콜 뉴아메리카재단 회장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저작을 챙겨 볼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은 국제관계 전문가다. 워싱턴포스트 기자 출신으로 퓰리처 상을 두 번이나 받았다. 미국 메릴랜드 주 출생이며 1985년 워싱턴포스트에 입사해 런던과 뉴델리 특파원을 지냈다. 미국 옥시덴탈대에서 영문학과 역사학을 전공했다.

39세 때(1998년)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워싱턴포스트 편집국장 자리에 올라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워싱턴포스트를 나온 뒤 더 포스트 편집장을 거쳤으며 이후 미국의 고급 시사주간지인 '뉴요커'에 글을 기고하고 있다. 2007년 9월 뉴아메리카재단 회장에 취임했다. 뉴아메리카재단은 미국의 초당파적 싱크탱크로 1999년 설립됐다. 에릭 슈미트 전 구글 최고경영자(CEO)와 프랜시스 후쿠야마 스탠퍼드대 교수 등 쟁쟁한 인물들이 이사로 참여해 영향력 있는 기관이다. 미 중앙정보국(CIA)이 아프가니스탄에서 벌였던 작전들을 다룬 '유령전쟁(Ghost Wars)',오사마 빈 라덴 전기인 '빈라덴 일가(The Bin Ladens)' 등 6권의 책을 썼다.

◆ 콘래드 울프램 울프램연구소장 - 인공지능 첨단 검색엔진 개발

콘래드 울프램은 유럽 울프램그룹의 공동창업자이자 울프램연구소 소장이다. 영국 이튼컬리지를 졸업하고 케임브리지대에서 석 · 박사 학위를 받았다. 울프램연구소에서 슈퍼컴퓨터와 인공지능기반 첨단검색엔진인 '울프램 알파' 개발을 총괄했다. 수학과 물리학에서 쓰이는 세계적 수학연산프로그램 '매스매티카'를 개발한 영국의 천재 물리학자이자 수학자인 스티븐 울프램의 동생이다.

2009년 선보인 검색엔진 울프램 알파는 이달 초 아이폰 4S의 시리(SIRI · 음성인식기능)에서도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다시 주목받고 있다. 울프램 알파는 사용자가 입력한 검색어와 관련된 웹페이지를 찾아주는 것은 물론 질문에 맞게 정보를 재구성해 제시하는 '사고 기능'까지 지닌 지능형 검색엔진이다. 수집해 놓은 방대한 정보를 활용해 스스로 간략한 형태의 답을 만들어 제공하기도 한다. 검색어를 입력창에 집어 넣으면 구글 검색은 원하는 답이 있을 법한 사이트를 검색,중요도 순서로 나열하는 데 비해 울프램 알파를 이용하면 그동안 전 세계 어떤 웹 사이트에서도 한 번도 제공되지 않았던 답변을 얻을 수도 있다.

박한신/강영연 기자 han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