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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이 살아남기 위한 전략 중 하나는 선택과 집중이다. 다른 사람들이 너나할 것 없이 몰려드는 인기 업종을 따라가기보다는 특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자신 있는 분야를 선택, 회사의 사활을 걸어야한다는 이야기다.

세계 최고 수준의 국내 플랜트 요소 기술 중 하나인 ‘배관 제작’을 특화해 불황 극복 원동력으로 삼은 회사가 있다. 2003년 설립돼 8년 만에 급성장한 ㈜성광(대표 김영욱 www.sunggwang.co.kr)이다.

자본금 5000만원을 바탕으로 소형 선박용 파이프제작 사업에서 뛰어들어 총면적 1만8150㎡의 본사 사무실과 4개의 생산 공장을 갖춘 발전,석유화학,해양플랜트용 배관제작 업체로 급성장했다. 2009년 기업부설연구소를 설립하고 한국무역협회 300만불 수출탑을 수상했다.올해 11월에는 500만불 수출탑 수상이 확정됐다.

그동안의 경기 침체 국면에서도 이처럼 사업을 크게 확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배관기술을 특화시켜 국내·외 발전 및 석유화학 및 해양 플랜트 설치 및 제작 업체 등에 공급했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김영욱 대표는 또 다른 성공요인으로 고객들에게 최고 품질의 제품을 공급하고 납기준수 약속을 반드시 지킨 점을 손꼽았다.

성광은 ‘HSE’를 중시한다. 보건(Health)과 안전(Safety), 환경(Environment)을 생각하는 기업정신을 말한다. 보건과 안전,환경 경영 수행을 기업 생존의 최우선 가치로 여기고 깨끗하고 사고 없는 사업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이런 경영방침 덕에 고객들의 신뢰가 깊어지고 있다.한번 거래한 고객들은 반드시 성광을 다시 찾는다. 김영욱 대표는 신뢰경영 덕분에 이미 내년 수주 목표 300억원 및 수출 1000만불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익률 향상을 위해 오로지 해외 수출 물량에만 신경을 써야 하는 시기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정부의 ‘동반성장’ 정책 덕분에 국내 매출 이익률도 높아지고 있다. 성광의 경우에는 모기업인 두산중공업이 수주하는 복합화력 발전소에 들어가는 발전용 배관 수주가 큰 도움이 됐다. 국내 건설사들이 중동지역에 발전소 및 석유화학 플랜트 건설을 많이 하게 되면서 수주 물량이 급증해 성광이 활약할 수 있는 분야가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성광은 현재 두산중공업 및 대경기계기술 등 국내 대기업은 물론 구미의 VPI, NE 등 해외 유수의 대기업으로부터 발전용 배관을 수주해 인도, 파키스탄, 태국,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에 설치하고 있다. 배관 설계, 제작, 도장, 포장, 운송까지 배관설비에 관한 모든 일을 담당하고 있는 것. 성광의 특화된 기술력이 빛을 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에너지부(DOE) 및 에너지정보관리국(EIA) 통계자료에 따르면 세계의 전력설비용량은 다음과 같이 예측된다.

1기의 평균 표준발전설비용량을 500MW라고 할 때 전 세계 발전소의 숫자는 2003년 5718기, 2010년 7180기, 2020년 8386기, 2030년 9898기로서 매년 신규 발전소 건설은 약 155기가 된다.

발전소의 수명이 30년 정도 되므로 폐기되는 발전소까지 감안할 경우 매년 약 350기가 건설될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 국내의 경우에도 산업자원부의 제5차 장기 전력수급 계획에 의하면 수명이 완료돼 폐기되는 발전소를 포함,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총 38기, 연평균 6~7기의 발전설비가 건설될 것으로 예상된다.

성광은 이러한 시장 여건을 감안해 발전, 석유화학, 해양 플랜트분야의 배관 스풀(Pipe spool)제작에 그치지 않고 설계에서 설치까지 배관종합시스템엔지니어링을 공급하는 기업으로 발돋움할 계획이다. 배관제작 전문업체로 국내에서 톱클래스에 속하는 성광은 많은 해외공사를 통해 우수한 품질을 인정받고 있기 때문에 신규시장 진입에 대한 장애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규 사업에 대한 우수기술 및 인력확보 방안도 갖추고 있어 장기적 매출을 2013년 400억원, 2015년 500억원까지 예상하고 있다.

성광은 종합배관시스템의 모든 것을 공급하는 국내 최고는 물론 세계적인 선도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겠다는 기업 목표를 느리지만, 꾸준히 실현해 나가고 있는 성광. 모범적인 중소기업의 상징적 지표로서 앞으로도 국내외에서 좋은 활약 보여주길 기대해 본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

"자동화 설비 구축·직원 위탁교육에 꾸준히 힘쓸 것"
인터뷰 / 김영욱 대표

매일 아침 전 직원이 모여 체조를 하고, 매달 정기적으로 산행을 가는 회사의 분위기는 여느 회사와 달랐다. 직원들이 동료애를 다지기 위해 자발적으로 시작했다는 점이 더 인상적이다. 회사에게 직원들 간의 가족 같은 분위기와 주인의식보다 중요한 게 또 있을까? 김영욱 성광 대표를 만나 직접 그 비결을 들어봤다.

“제가 직원들에게 하는 말이라고는 기본 원칙을 지키자는 것과 정리정돈을 잘하자는 것뿐입니다. 정리정돈을 잘하자고 하니 꼭 학교 다닐 때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잔소리를 늘어놓는 것 같지만 사실은 제일 중요한 일입니다. 고객들이 언제 회사를 방문할지 모르기 때문이죠. 항상 준비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이 두 가지만 지켜진다면 직원들에게 더 이상 잔소리할 말이 없습니다.”

그는 “자동화 및 기계화 설비 구축, 직원들의 위탁교육에 꾸준히 힘쓸 것”이란 말도 덧붙였다. 성광이 중요시하는 인적자원 양성을 위해서다.

물론 재무구조의 안정과 생산성 향상을 위한 방안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직원들에게 ‘스스로 일하고 싶은 회사’ ‘자신의 열정을 바칠 만한 가치있는 회사’를 만들어주고 싶은 바람에서 계획한 일들이다.

김 대표는 또 “긴 불황의 늪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조선업 관련 중소기업들에 가장 자신 있는 기술력으로 끝까지 승부하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