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과 프랑스 정상이 23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담 직후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유럽중앙은행(ECB)의 독립성을 지지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프랑스는 ECB의 독립성을 지지하는 독일과 견해를 같이 한다"고 말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을 이끌고 있는 양국은 재정 위기 해결을 위한 포괄적인 해결책 마련을 놓고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재원 확충 방안 등에 대해 이견을 보여 왔다. 프랑스는 EFSF의 은행화를 통해 ECB로부터 무제한으로 자금을 충당 할 수 있도록 할 것을 요구했지만,독일과 ECB는 이에 대해 반대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르코지 대통령이 ECB의 독립성에 대해 독일과 견해를 같이 한다고 밝힌 것은 EFSF의 은행화 주장을 양보하고 EFSF의 유로존 국채 매입보증 등 다른 선택 쪽으로 논의를 모으고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가운데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열린 EU정상회의에서 유럽은행권 자본확충안에 대한 방안을 오는 26일 최종 마무리 짓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주말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긴급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에서 그리스의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막기 위해 은행 등 민간채권단이 손실부담 비율을 크게 높이기로 의견을 모았다.

진척된 내용은 지난 7월 EU 정상회의에서 그리스 국채 상각 비율을 21%로 하기로 합의했지만 이를 50~60% 수준으로 높이고 유럽은행 자본 확충 규모를 1000억유로로 한다는 것이다.그러나 유로존양대 축인 프랑스와 독일이 주요 해법에대해 여전히 의견차를 좁히지 못해 시장의 불안감은 계속되고 있다. 특히 유럽기금의레버리지(차입)규모를놓고양국이대립을 계속했다.

4400억유로 규모 유럽기금에서 이미1600억유로가 그리스 구제금융 등에 사용됐다. 내년에 만기가 돌아오는 이탈리아 스페인 등 채무위기 국가들의 국채 규모가 4900억유로에 달하기 때문에 기금이 턱없이 부족하다. 이에 따라 프랑스는 기금이 매입한 부실 채권을 ECB에 담보로 제공하고 돈을 다시 차입하는 레버리지 방식을 주장해 왔다. EU 정상들은 이날회의에서경제통합등을위해EU조약을 일부 개정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합의했다.

정성택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