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대장금·허준으로 유튜브서 돈번다
허준, 대장금 등 MBC 드라마가 전 세계 유튜브 사용자들에게 무료로 제공된다.

김재철 MBC 사장은 구글코리아와 함께 2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유튜브에서 MBC 콘텐츠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김 사장은 "올해 MBC의 콘텐츠 판매 관련 수입만 2000억원에 육박한다"며 "구글을 통해서 앞으로 한류를 확산하고 세계 시청자들에게 보답하는 회사가 되겠다"고 말했다.

김 사장과 MBC 방문단은 지난 8월말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구글 본사를 찾아 로버트 킨슬 구글 수석 부사장과 이번 계약 체결을 구체화하고 곧바로 진행했다.

이에 따라 MBC는 유튜브에 2005년 이전에 방송된 약 1만 시간의 드라마ㆍ예능 콘텐츠와 향후 방송되는 신작 콘텐츠를 조건별로 공급하게 된다.

특히 이를 국내·외 주요 국가에 유통함으로써 새로운 방송 한류 열풍을 조성하고 광고 수익을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서황욱 유튜브 파트너십 총괄 이사는 "글로벌 동영상 서비스인 유튜브를 통해 콘텐츠를 공급하게 되면 '규모의 경제'가 가능하다"면서 "일본의 광고 단가는 한국의 2~3배, 미국은 일본의 2~3배에 달하는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1시간짜리 예능 프로그램을 10분 단위로 끊어 유통하게 되면 재생 전·후로 3개 가량 탑재되는 광고를 6번에 걸쳐 할 수 있는 방식이라고 서 이사는 덧붙였다.

동영상 화질의 경우 유통 지역과 영상에 따라 가변적으로 제공하고 신규 콘텐츠는 VOD(주문형 비디오) 등 기존 MBC 비즈니스에 대한 타격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자막은 MBC 측이 확보할 수 있는 부분을 최우선으로 서비스한다는 계획이다.

MBC 글로벌사업본부 관계자는 "K팝이 그랬던 것처럼 초기 1~2년 보다는 3년 이후 의미있는 수익이 발생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유튜브에 국내 방송사가 이처럼 방대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은 첫 사례이며 전 세계적으로도 상당히 큰 규모에 해당한다고 양사는 설명했다. 예컨대 60분짜리 20부작 드라마의 경우 500여 종류가 제공되는 셈이다. 유튜브는 SBS와 콘텐츠 관련 협약을 체결했고 KBS 등 지상파와 케이블TV와의 협력도 추진 중이다.

MBC는 유튜브의 저작권 보호툴인 '콘텐츠 검증기술(CID)'를 활용해 저작권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어, 향후 합법적이고 광범위한 콘텐츠 유통의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파트너십 체결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MBC는 내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구글 본사에서 현지인을 대상으로 K팝 공연을 개최할 계획이다.

김재철 사장은 "K팝 공연을 유튜브를 통해 전세계에 생중계하는 것으로 로버트 킨슬 구글 수석부사장과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이날 행사에는 아이돌 그룹 씨스타도 참석해 축하 공연을 펼쳤다.

염동훈 구글코리아 대표는 "지금까지는 K팝 중심으로 일을 많이 해왔는데 여기서 한단계 더 나아가 TV 드라마, 예능 등도 새로운 한류의 붐을 이끌 수 있다는 생각을 계속 해왔다"며 "미국에서 자란 제가 어린 시절 MBC의 '마지막 승부'를 보면서 너무나 즐거웠던 기억이 있다. 이번 협력을 통해서 MBC와 좋은 성과를 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튜브는 매일 30억회 이상의 조회 건수가 발생하고 월 평균 순 방문자가 8억명에 달하는 세계 최대 동영상 사이트다. 유튜브는 자사의 2만여개 파트너 사들의 광고 매출이 2년 연속 3배 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 유튜브가 이날 공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다시 보고 싶은 MBC 드라마 1위로 1990년대 '여명의 눈동자', 2000년대는 '허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류를 사랑하는 글로벌 시청자에게 추천하고 싶은 드라마로는 '대장금'이 1위로 꼽혔다.

한경닷컴 김동훈 기자 d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