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무선사업부를 이끌고 있는 신종균 사장(사진)이 애플을 향해 공식 선전포고를 했다. 신 사장은 지난 18일 홍콩 하버그랜드홍콩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애플이 중요한 고객사이긴 하지만 보유하고 있는 모든 특허를 총동원해 애플에 맞서겠다"고 밝혔다. 또 프랑스 이탈리아 호주에 이어 한국에서도 아이폰4S를 상대로 판매금지 가처분소송을 제기할 의향을 내비쳤다. 질의응답을 요약한다.

[삼성, 애플 추월했다] 신종균 사장, 애플에 공개 선전포고
▼애플과의 특허 싸움을 계속할 것인가.

"애플은 경쟁사이면서 중요한 고객사이기도 해 처음에는 수세적으로 대응했지만 지금은 독일에서 갤럭시탭 판매가 금지된 만큼 입장을 바꾸려고 한다. 삼성은 특허력이 약한 회사가 아니다. 이동통신에서는 상당한 특허력을 가지고 있다. 우리 특허와 고객을 지키기 위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모든 능력을 총동원해 공격적으로 대응하겠다. "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 추모행사에 참석한 것을 계기로 화해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있는데.

"이 사장이 추모식에 참석한 것은 고인에 대한 경의를 표하기 위해서다. 특허소송과는 관계가 없다. "

▼한국에서도 아이폰을 제소할 생각인가.

"그 문제는 아직 검토 중이다. 결정된 바 없다. "

▼애플과의 특허소송으로 얻는 것은 무엇이고 잃는 것은 무엇인가.

"얻는 것은 별로 없다. 처음 있는 일이다. 잃는 것은 브랜드 신뢰도와 삼성의 자존심이다. 이제 시작일 뿐이다. 상당기간 끌 수 있다. 앞으로 굉장히 적극적으로,그들(애플)이 한 것처럼 하려고 한다. 최근 법무팀도 보강했다. 대개 '삼성 특허' 하면 통신표준 특허만 생각하는데 우리가 가지고 있는 특허가 아주 많다. 모든 특허를 총동원해 대응하려고 한다. "

▼특허소송에 휘말린 갤럭시탭을 올해 목표대로 판매할 수 있겠는가.

"사정(일부 국가에서 가처분신청이 받아들여져 판매가 금지된 것)은 있지만 작년의 5배를 팔겠다고 했던 연초 약속은 지킬 수 있을 것 같다. "

▼삼성 휴대폰 사업도 한때 위기라고 했는데 이제 어느 정도 극복한 것인가. 비결은 뭔가.

"피처폰 시장에서 스마트폰 시장으로 급격하게 패러다임이 바뀌었는데 삼성이 잘 극복하고 있어 다행이다. 작년 상반기만 해도 위기라고 생각했다. 이렇다 할 스마트폰이 없었다. 국민들도 삼성 스마트폰 걱정을 많이 하셨다. 작년 6월 마지막 주에 갤럭시S를 내놓았고 작년 하반기부터 턴어라운드했다. 정신 바짝 차려 열심히 했다. 근면성은 한국인의 DNA다. 열심히 하고,헌신적으로 하고,빠르기도 하고…. 앞으로도 대단히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올해 처음으로 휴대폰 판매 3억대를 넘어설 것 같다. "

▼내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어떻게 보는가.

"몇 가지 변화가 있을 것이다. 세계 경제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여러 가지 불확실성이 있다. 선진시장의 경제상황이 금년보다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본다. 전체 휴대폰 시장이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렵다. 하지만 스마트폰 시장은 금년과 마찬가지로 성장할 것이다. 삼성은 내년에도 올해 못지않은 성장을 하려고 한다. "

▼삼성의 독자 운영체제(OS)인 바다를 개발했지만 성과가 미흡하지 않은가. 바다를 개방할 생각은.

"바다를 발표했고 에볼루션도 발표했다. 이달 중 에볼루션 제품이 나온다. 바다는 유럽 독립국가연합(CIS) 중국 등지에서는 의외로 성과를 내고 있다. 우리는 오픈 OS 전략을 추구한다. 바다 OS 개방을 검토하고 있다. 적절한 시기가 오면 구체적으로 말하겠다. 어느 회사든 원하면 사용하게 하려고 한다.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된다는 식으로 하진 않을 것이다. 경쟁사라도 좋다. "

▼'타이젠'개발도 시작했는데.

"우리는 리모를 한 적이 있어 리눅스 OS 기반을 가지고 있다. 리모 재단도 개방을 추구했다. 그때 이미 이런 시도를 했다. 리모를 개발할 때만 해도 몇몇 사업자가 했다. 전 세계적인 규모로 하진 않았다. 전열을 가다듬어 OS도 다 같이 하려고 한다. 그게 타이젠이다. 이것은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컨버전스 기기에 널리 들어가게 된다. "

▼현대자동차와 함께 스마트카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으로 아는데 밝혀달라.

"우리가 현대차와 협업한다고 발표한 적은 없지만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상당한 진전이 있지만 구체적으로 밝히긴 곤란하다. 자세한 내용은 적절한 시기에 말하겠다. 포괄적으로 말하자면 B2B(기업간) 비즈니스도 많이 있다. 자동차 말고도 많이 있다. "

홍콩=김광현 IT전문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