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를 점령하라'…15일 금감원 앞에서 열려
'여의도를 점령하라'

미국 월가 시위가 한달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15일 국내에서도 첫 반(反)금융자본 시위가 열렸다.

금융소비자협회와 금융소비자권리찾기연석회의, 투기자본감시센터,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 회원과 저축은행 피해자 등200여명은 이날 오후 2시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모여 '여의도를 점령하라 - 금융수탈 1%에 저항하는 99%'를 주제로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서한문을 통해 "등록금 때문에 자살하는 대학생들, 금융기관의 범죄 때문에 일생 모은 저축을 날린 노인들, 투기자본 때문에 직장을 잃은 노동자들이 사방에 넘쳐난다"며 "이들을 감독하고 책임을 물어야 할 정부 기관은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이들을 옹호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이어 "부정한 이익을 금융가들은 세금을 내야 하고, 이들의 횡포로 직장을 잃은 사람은 작업장을 되찾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집회에 참석한 부산저축은행 피해자 김모씨(56)는 "전세 버스를 타고 50여명의 피해자와 함께 부산에서 올라 왔다"면서 "저축은행 사태에 대한 금융당국의 책임있는 자세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 앞의 행사는 오후 5시에 끝나고 이들은 자리를 옯겨 오후 6시부터 경찰이 집회 금지 통지를 한 상태인 시청역 서울 광장에서 400여개의 시민사회단체와 노동계와 함께 만나 집회를 이어갈 예정이라 경찰과의 충돌도 예상되고 있다.

한편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최근 미국의 반(反)월가 시위가 전 세계로 번지는 것과 관련해서 "우리 금융권도 과도한 탐욕과 도덕적 해이를 버려야 한다"면서 "반월가 시위는 경기침체 청년실업 빈부격차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지만 월가로 대표되는 기득권층인 금융권에 대해 일어난 점에 주목해 우리 금융권도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야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