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주 셀트리온 '실적 의혹' 벗어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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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회사 통해 1809억 매출, 실제 들어온 현금은 531억
"임상 실패땐 환불조건" 바이오시밀러 성패가 좌우
"임상 실패땐 환불조건" 바이오시밀러 성패가 좌우
셀트리온은 코스닥 대장주다.
시가총액이 5조2668억원에 달한다. 13일 종가는 4만5200원이다. 연중 최저였던 지난 3월15일(2만8500원)보다 58.6%올랐다. 성장성과 실적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는 바이오기업이라는 인식 덕분이다. 셀트리온의 영업이익은 2007년 30억원에서 2008년 308억원,2009년 718억원,2010년 1066억원으로 늘었다. 올 상반기에도 826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하지만 증권사 제약 · 바이오 담당 애널리스트 중 셀트리온을 커버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셀트리온이 생산하는 바이오시밀러 판매를 전담하고 있는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의 관계가 미심쩍기 때문이다.
◆앞뒤 맞지 않는 재무제표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지난해 실적을 놓고 보면 의구심이 드는 부분이 있다. 셀트리온은 셀트리온헬스케어에 1809억원의 제품을 팔았지만 셀트리온헬스케어의 매출은 972억원에 그쳤다. 반면 해외 매출처에서 241억원의 현금을 받은 셀트리온헬스케어는 531억원을 셀트리온에 지불했다. 재무제표만 보면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셀트리온에서 납품받은 바이오시밀러를 절반밖에 팔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벌어들인 현금의 2배를 지불한 셈이다.
셀트리온 측은 회계 규정상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실적 상당 부분을 재무제표에 표시하지 못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설명한다. 장기선수금 항목에 기재된 974억원이 그것이다. 김형기 셀트리온 부사장은 "내년 생산을 앞둔 바이오시밀러의 임상시험이 아직 끝나지 않은 만큼,시험이 실패하면 돌려주는 조건으로 셀트리온헬스케어가 받은 현금이 724억원"이라며 "이 돈의 상당 부분을 장기선수금으로 잡아놨다"고 설명했다.
◆판매법인 따로 둔 이유는
김 부사장의 설명에 따르면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제품개발에 따른 리스크를 모두 지고 있다. 만에 하나 셀트리온이 개발하고 있는 바이오시밀러가 시판 허가를 받지 못하면 매출처로부터 받은 돈을 고스란히 되돌려줘야 한다. 1452억원에 이르는 재고자산을 처분할 길도 막막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회사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 지난해 11월 인적분할로 셀트리온홀딩스에서 떨어져 나온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81.0%의 지분을 갖고 있는 개인 회사이기 때문이다.
소액주주 운동단체인 네비스탁의 엄상열 이사는 "셀트리온헬스케어 설립을 통해 셀트리온의 리스크를 전가하고 실적도 부풀린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가 별도 법인이 아니라 셀트리온 내의 판매 사업부로 있었다면,셀트리온헬스케어가 매출에 반영하지 못한 1000억여원을 셀트리온 실적에서도 덜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제약사가 판매법인을 따로 설립하는 사례는 찾기 힘들다.
김 부사장은 "셀트리온은 연구 · 개발(R&D)을 전담하기 위해 판매법인을 따로 뒀다"며 "셀트리온헬스케어가 리스크를 떠안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말까지 서 회장의 현물출자를 통해 셀트리온홀딩스에 편입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셀트리온을 둘러싼 의구심이 해소될지 여부는 바이오시밀러의 성패에 달렸다. 바이오시밀러 제품이 11월 임상시험 종료,내년 초 시판 돼 시장성이 확인되면 의구심이 사그라들 것이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실제 제품 판매는 셀트리온헬스케어에서 이뤄지는 만큼 내년 사업 결과를 담은 감사보고서가 발표되는 2013년에야 의혹이 해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 바이오시밀러
biosimilar.오리지널 바이오신약의 복제약을 말한다. 화학약품의 복제약인 제네릭과 비슷한 개념으로 보면 된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시가총액이 5조2668억원에 달한다. 13일 종가는 4만5200원이다. 연중 최저였던 지난 3월15일(2만8500원)보다 58.6%올랐다. 성장성과 실적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는 바이오기업이라는 인식 덕분이다. 셀트리온의 영업이익은 2007년 30억원에서 2008년 308억원,2009년 718억원,2010년 1066억원으로 늘었다. 올 상반기에도 826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하지만 증권사 제약 · 바이오 담당 애널리스트 중 셀트리온을 커버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셀트리온이 생산하는 바이오시밀러 판매를 전담하고 있는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의 관계가 미심쩍기 때문이다.
◆앞뒤 맞지 않는 재무제표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지난해 실적을 놓고 보면 의구심이 드는 부분이 있다. 셀트리온은 셀트리온헬스케어에 1809억원의 제품을 팔았지만 셀트리온헬스케어의 매출은 972억원에 그쳤다. 반면 해외 매출처에서 241억원의 현금을 받은 셀트리온헬스케어는 531억원을 셀트리온에 지불했다. 재무제표만 보면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셀트리온에서 납품받은 바이오시밀러를 절반밖에 팔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벌어들인 현금의 2배를 지불한 셈이다.
셀트리온 측은 회계 규정상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실적 상당 부분을 재무제표에 표시하지 못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설명한다. 장기선수금 항목에 기재된 974억원이 그것이다. 김형기 셀트리온 부사장은 "내년 생산을 앞둔 바이오시밀러의 임상시험이 아직 끝나지 않은 만큼,시험이 실패하면 돌려주는 조건으로 셀트리온헬스케어가 받은 현금이 724억원"이라며 "이 돈의 상당 부분을 장기선수금으로 잡아놨다"고 설명했다.
◆판매법인 따로 둔 이유는
김 부사장의 설명에 따르면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제품개발에 따른 리스크를 모두 지고 있다. 만에 하나 셀트리온이 개발하고 있는 바이오시밀러가 시판 허가를 받지 못하면 매출처로부터 받은 돈을 고스란히 되돌려줘야 한다. 1452억원에 이르는 재고자산을 처분할 길도 막막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회사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 지난해 11월 인적분할로 셀트리온홀딩스에서 떨어져 나온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81.0%의 지분을 갖고 있는 개인 회사이기 때문이다.
소액주주 운동단체인 네비스탁의 엄상열 이사는 "셀트리온헬스케어 설립을 통해 셀트리온의 리스크를 전가하고 실적도 부풀린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가 별도 법인이 아니라 셀트리온 내의 판매 사업부로 있었다면,셀트리온헬스케어가 매출에 반영하지 못한 1000억여원을 셀트리온 실적에서도 덜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제약사가 판매법인을 따로 설립하는 사례는 찾기 힘들다.
김 부사장은 "셀트리온은 연구 · 개발(R&D)을 전담하기 위해 판매법인을 따로 뒀다"며 "셀트리온헬스케어가 리스크를 떠안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말까지 서 회장의 현물출자를 통해 셀트리온홀딩스에 편입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셀트리온을 둘러싼 의구심이 해소될지 여부는 바이오시밀러의 성패에 달렸다. 바이오시밀러 제품이 11월 임상시험 종료,내년 초 시판 돼 시장성이 확인되면 의구심이 사그라들 것이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실제 제품 판매는 셀트리온헬스케어에서 이뤄지는 만큼 내년 사업 결과를 담은 감사보고서가 발표되는 2013년에야 의혹이 해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 바이오시밀러
biosimilar.오리지널 바이오신약의 복제약을 말한다. 화학약품의 복제약인 제네릭과 비슷한 개념으로 보면 된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