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올해 연간 투자 규모를 당초 계획보다 1조원가량 줄이기로 가닥을 잡았다. 철강 시황이 악화된 데다 유럽과 미국발 경제위기 우려가 실물경기 침체로 전이되고 있다고 판단,투자계획을 전면 수정하기로 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국내외 시설투자 등에 들어가는 투자액을 1조원 정도 축소하기로 했다. 올초 세운 연간 투자목표인 7조3000억원의 10% 이상을 줄이는 셈이다. 올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이어지는 일부 시설투자의 속도를 조금씩 늦춰 투자액을 축소하기로 했다. 특히 포항과 광양제철소에 예정된 공장 신 · 증설 계획을 대거 미룰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연간 투자 규모 역시 올해보다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철강 시황이 내년 상반기까지 좋지 않을 것으로 판단해서다. 정준양 회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시황과 대외 여건 악화로 투자 규모를 줄이는 게 불가피해졌다"고 말했다.

다른 주요 기업들도 투자계획을 조정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삼성과 현대자동차 등 일부 기업을 제외한 대부분 기업들이 내년에 올해와 비슷한 투자액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줄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