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무너져도"…314개 종목 급락장서 올랐다
지난 8월 이후 급락장에서도 전체 거래종목의 15%는 주가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거시경제 상황은 좋지 않았지만 탄탄한 실적과 미래 성장성이 부각되면서 주가가 오른 종목이 적지 않았다. 일부 종목은 대선주자와 남북경협 등의 테마를 등에 업고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약세장에서도 실적과 성장성이 뒷받침된 종목에 투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뚜렷한 이유 없이 오른 종목도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 · SKT,7월 말보다 상승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거래종목 902개 중 14.6%인 132개는 이날 현재 주가가 지난 7월 말보다 상승했다. 이 중 57개 종목은 10% 이상 올랐고 9개 종목은 2배 이상 급등했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가 15.17% 하락한 것을 감안하면 시장 대비 수익률은 더 높아진다. 대형주 중에서도 일부는 7월 말 주가 수준을 회복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7월 말 종가 84만4000원보다 6.39% 높은 89만8000원에 마감했다. SK텔레콤 NHN LG생활건강 LG유플러스도 7월 말 주가를 뛰어넘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더 많은 종목이 급락장을 비켜갔다. 코스닥시장 거래종목 1027개 중 17.7%인 182개 종목의 주가가 7월 말보다 상승했다. 이 중 120개 종목은 10% 이상 올랐고 12개 종목은 100%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467.65로 전날보다 8.59포인트(1.87%) 올랐지만 7월 말에 비해서는 12.76%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하늘이 무너져도"…314개 종목 급락장서 올랐다

◆실적 · 성장성 부각된 종목 강세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의류 통신 등 경기 방어주 중에서 실적이 개선된 종목이 많이 올랐다. 의류업체 엠케이트렌드는 상반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올린 데 힘입어 주가가 7월 말보다 20.89% 상승했다. LG유플러스는 롱텀에볼루션(LTE) 선점 효과로 성장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전망돼 7월 말 대비 14.66% 올랐다.

코스닥시장에서는 미래 성장성이 부각된 게임 · 엔터테인먼트 업종에서 주가가 오른 종목이 많았다. K팝 열풍을 이끌고 있는 에스엠은 7월 말 2만7050원에서 12일 5만2500원으로 94.09% 급등했다. 컴투스(85.46%) JCE(47.41%) 위메이드(46.20%) 등 게임주들도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분석팀장은 "게임 · 엔터테인먼트주와 LTE 관련 통신주의 상승세는 사회 · 문화적인 변화상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선거 관련 테마주의 상승세도 좀 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묻지마 급등' 주의해야

기업 실적 등 펀더멘털과 무관하게 주가가 오르는 종목도 적지 않아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유가증권시장에서 7월 말 대비 주가 상승률이 가장 높은 20개 종목 중 4개는 거래소가 관리 종목 또는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한 것이다.

지난 두 달간 급등과 급락을 반복한 종목도 있다. 모나미모나리자는 7월 말 각각 1450원과 793원에서 9월 초 3500원대까지 올랐지만 지금은 1900원대로 떨어졌다. 이승범 거래소 시장감시본부 2팀장은 "근거 없는 소문에 현혹돼 뇌동매매에 나서는 것은 곤란하다"며 "작전세력이 개입됐을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