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증자에 대한 우려로 한동안 약세를 면치 못했던 대형 증권주들이 대거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삼성증권 대우증권이 잇따라 증자 규모를 확정해 불확실성이 제거된 것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낮아진 것도 매력 포인트로 부각되고 있다.

"증자의 늪 벗어났다" 대형 증권株 '꿈틀'

◆증자 불확실성 제거로 강세

4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한 삼성증권은 11일 2700원(5.10%) 오른 5만5600원으로 마감했다. 앞서 6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확정한 우리투자증권도 1만1850원으로 장을 마쳐 2.16%(250원) 올랐다. 대형 투자은행(IB) 사업이 가능한 후보군인 현대증권과 한국금융지주(한국투자증권)도 각각 1.00%와 0.15% 상승했다.

지난달 1조1000억여원으로 증자 규모를 가장 먼저 확정한 대우증권은 장중 5.50%까지 올랐다가 차익 매물이 나오면서 1.83% 하락한 1만700원에 마감했다. 대형 증권주들은 지난달 26일을 전후로 기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대부분 완만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대우를 제외한 우리투자 삼성 등 대형 증권주가 이날 일제히 강세를 보인 데는 전날 삼성이 증자 규모를 확정함으로써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제거된 게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KTB투자증권은 "삼성이 유상증자를 결정했지만 규모가 작아 오히려 불확실성이 해소된 측면이 크다"며 목표주가 6만6000원,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증자 규모가 주주가치를 훼손할 만큼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나왔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증자 이후 자기자본 기준으로 올 연말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증자 전과 비교해 대우가 1.6%포인트,우리투자와 삼성이 각각 0.9%포인트와 0.7%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추정됐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증자 규모 및 주주가치 희석 정도가 당초 우려보다는 합리적인 수준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증자의 늪 벗어났다" 대형 증권株 '꿈틀'

◆밸류에이션 매력도 커져

증시가 큰 폭의 조정을 받기 시작한 지난 8월 이후 증권업종지수는 29.14% 내렸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하락폭(15.85%)을 웃돈다. 투자심리 냉각에 따른 거래 감소 우려와 증자 이슈가 악재로 작용했다.

주가 조정으로 밸류에이션이 낮아지면서 투자매력도는 커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10일 종가 기준 주요 증권주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대우 0.65배,삼성 1.17배,우리투자 0.63배,현대 0.61배 수준이다.

규모가 과도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대우의 유상증자와 관련,"IB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나쁘게 볼 일만은 아니다"는 주장도 있다. 손 연구원은 "단기간에 가시적인 수익 창출은 기대하기 힘들겠지만,중 · 소형사들이 넘볼 수 없는 수익원을 선점했다는 점에서 중장기적으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