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辛라면' 매운 돌풍…해외매출 급증
농심은 해외 라면시장에서 신성장 동력을 발굴할 방침이다. 창립 50주년인 2015년까지 총 매출 4조원을 달성하고 이 가운데 1조원을 해외시장에서 일궈낸다는 계획이다.

농심은 이를 위해 전 세계 시장을 동북아(생산기지 중국),미주(미국),동남아(베트남),유럽(러시아) 등 4개 권역으로 나눠 생산 · 판매체계를 구축했다. 또 현재 4개인 생산거점을 장기적으로 9개로 확대할 예정이다.

농심의 해외 매출 성장속도도 빠른 편이다. 농심은 지난해 신라면 등 '신(辛)' 브랜드 제품을 앞세워 3억5000만달러의 해외 매출을 올렸다. 전년에 비해 26% 이상 늘어났다. 이런 성장세는 올해도 이어져 해외 매출이 작년보다 25.7%가량 많은 4억40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해외 매출 급증엔 신라면이 자리하고 있다. 2004년엔 일본 도쿄TV로부터 명품브랜드로 선정됐으며,2007년에는 일본능률협회컨설팅이 선정하는 글로벌 브랜드 1위에 올랐다. 아시아 미주 유럽 등 전 세계 80여개국에서 팔리고 있다. 신라면이 '한국의 맛'을 해외에 알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는 그래서 나온다. 1986년 출시된 신라면은 25년간 국내외 누적 판매량이 200억여봉지에 이르고 있다.

농심은 특히 중국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전 세계 라면 소비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라면 소비대국이어서다. 올해 라면시장 규모만 4조5000억여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농심은 중국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1996년 상하이를 시작으로 1998년 칭따오, 2000년엔 선양에 생산시설을 갖췄다. 중국 내 매출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20% 이상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중국 내 경쟁업체들이 중 · 저가 위주 제품을 출시해온 것과 달리 진출 초기부터 높은 가격대의 고품질 제품을 만들어왔다"며 "중국의 경제성장이 빨라지고 식품안전에 대한 중국인들의 의식도 높아지면서 프리미엄급으로 인식돼 온 농심 제품에 대한 선호도도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북미지역 판매도 호조를 띠고 있다. 지난해 매출 성장률은 26%에 달했다. 2005년부터 LA 현지 생산체제에 들어가 보다 신선한 제품을 공급하면서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는 설명이다. 신라면 주요 소비층도 종전의 교포 중심에서 현지인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농심은 현지인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할인매장인 코스트코와 월마트에 농심 제품 특별 판매대를 설치하는 등 다양한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일본시장에선 신라면이 1997년부터 일본 최대 편의점인 세븐일레븐에서 팔리기 시작하면서 자리를 잡았다. 지난해 일본 내 매출 증가율은 23%를 넘어섰다.

농심은 앞으로 신라면 외에 신라면블랙 둥지냉면 뚝배기 후루룩국수 등 '신(辛)' 브랜드 제품의 마케팅을 크게 강화할 방침이다. 이른바 '신 브랜드 글로벌화' 전략이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