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경쟁 반도체 기업인 미국 마이크론과 손잡고 차세대 반도체 기술 개발에 나선다.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은 메모리 반도체의 주류인 DDR3를 대체할 새로운 저전력 메모리반도체인 '하이브리드 메모리 큐브(HMC)' 개발을 위해 컨소시엄 계약을 맺었다고 7일 발표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일단 컨소시엄은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으로 시작하지만 기술 개발과 표준화를 위해 앞으로 다른 업체들도 추가 합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등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은 현재 디지털 기기의 저장 용량을 확대하려는 시장수요를 감안,D램의 데이터 처리성능 향상에 기술력을 모으고 있다.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와 같은 주기억장치의 기억 소자인 코어 수가 늘어나는 게 대표적이다.

HMC는 현재 D램의 주류인 DDR3를 대체할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중 하나다. 삼성전자가 작년 12월 DDR3보다 처리 속도를 2배가량 높일 수 있는 DDR4를 개발했지만 HMC는 이를 능가하는 반도체로 꼽히고 있다.

HMC는 D램을 3차원 형태로 쌓아 데이터 처리 능력을 높인다. 또 기존 D램에 비해 전력소비는 70% 이상,신호 지연 현상은 60% 이상 각각 줄일 수 있는 그린 반도체다.

DDR3와 비슷한 소비전력을 사용하면서 성능은 15배 이상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게 마이크론 측 설명이다.

스콧 그레이엄 마이크론 D램 솔루션그룹 매니저는 "우선 슈퍼컴퓨터 같은 고성능 컴퓨터 시장을 목표로 HMC를 개발하고 있다"며 "시장 출시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2015년이면 대량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다른 반도체 분야와 달리 PC D램은 세계적 표준을 따르는 경우가 많아 경쟁사 제품이라도 서로 호환해 쓸 수 있다"며 "D램 반도체 업체들끼리 협력이 가능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