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장 진출을 원하는 국내 제약사들의 의약품을 대신 팔아드리겠습니다. 지난해 GSK 항생제 '오구멘틴'은 베이징한미가 영업을 맡아 1년 만에 매출을 15배나 늘렸습니다. "

최근 베이징시 과학기술위원회 대표단 자격으로 서울에서 열린 '바이오코리아 2011'에 참가한 임해룡 베이징한미약품 사장(51 · 사진)은 "국내 제약산업이 약가 인하,리베이트 규제 등으로 한계에 봉착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임 사장은 "해외시장,특히 중국 판로 개척에 서둘러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20여개의 한국 제약사들이 중국 당국에 의약품 등록 절차를 거치고 있지만 실제 영업망을 갖춰 시판에 나서는 업체는 드물다"며 "국내 제약사들이 이미 20년 전에 중국에 진출,전국적인 영업망을 갖추고 있는 베이징한미와 전략적으로 제휴하길 원한다면 기꺼이 중국 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해주겠다"고 말했다.

베이징한미는 1989년 중국을 방문한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이 어린이용 약이 없어 어른 약을 쪼개 먹이는 것을 보고 1992년 법인을 설립하면서 출범했다. 20년이 흐른 지금 어린이용 정강제(유산균 제품)인 '마미아이(한국명 메디락비타)'는 연간 2억6000만위안(450억원) 매출에,중국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또 어린이용 감기약인 '이탄징(암브로콜)'도 200억원대의 매출 실적을 올리면서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특히 마미아이는 2009년 중국 건국 60주년 기념으로 실시한 중국 톱브랜드 선정행사에서 양약 18만4000여개와 한약 16만여개 등 35만개 약품 가운데 60위에 올랐다. 베이징한미는 올해 매출 목표로 지난해보다 25% 늘린 7억위안(1100억원)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임 사장은 "베이징한미 임직원 1171명 가운데 영업사원이 886명이고,영업사원의 69%(542명)는 의사 · 약사 자격증이 있을 정도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좁은 국내시장에 머물지 말고 13억 중국시장을 상대로 의약품 · 의료기기 등 광범위한 글로벌 헬스케어 산업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