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에 베팅…그리스 디폴트 때 6만3600% 수익 상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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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머니' 자금 유입 가속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 사는 헤지펀드 매니저 카일 배스는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때 수백만달러를 벌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채권 부도에 베팅한 덕분이다. 그는 이번에는 그리스 부도 가능성에 베팅하는 신용부도스와프(CDS)에 투자했다. 100만달러 규모 그리스 국채가 디폴트(채무불이행)에 처하면 액면가의 70%인 70만달러의 수익을 거둬들이는 파생상품을 1100달러에 사들였다. 그리스 국채가 디폴트에 빠지면 배스는 6만3600%의 수익률을 올리는 셈이다. 이 일화는 '라이어스 포커'등의 책을 쓴 마이클 루이스의 새 책 '부메랑'에 소개됐다.
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장기 하락 국면에 진입하며 많은 투자자들이 고통받고 있다. 그러나 배스처럼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아 발빠르게 움직이는 투자자들도 적지 않다.
◆테일리스크 펀드 인기
파이낸셜타임스(FT)는 글로벌 금융시장이 혼란한 틈을 타 '테일리스크 펀드'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펀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처럼 발생 가능성이 희박한 사건에 베팅해 이익을 얻는 펀드다. FT는 "그리스 디폴트 등 이례적인 위기가 발생했을 때 급변동하는 금융시장에서 이익을 추구하는 펀드로 투자자금이 활발하게 유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JP모건에 따르면 베넬롱애셋매니지먼트,36사우스,사바 등이 운용하는 테일리스크 펀드의 자산 규모는 올해 8월과 9월 각각 10% 이상 증가했다. 베스트셀러 '블랙스완'의 저자 나심 탈레브가 고문을 맡아 유명해진 유니버사와 맨그룹,캐퓰러 등이 운용하는 테일리스크 펀드 자산도 올해 들어 10~20%가량 늘었다.
◆소로스 vs.버핏,BoA 둘러싼 한판 승부
거물급 투자자들도 위기에 베팅하고 있다. '헤지펀드의 대부' 조지 소로스는 최근 자본부족설이 끊이지 않고 있는 미국 최대 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몰락을 예상하고 지난 2분기 BoA 주식 120만주를 매각했다. 같은 시기에 헤지펀드 폴슨앤드컴퍼니의 존 폴슨 사장도 BoA 보유 주식 절반가량을 내다팔았다.
반면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은 최근 50억달러 규모 BoA 우선주를 매입했다. 헤지펀드 세컨드커브캐피털의 토머스 브라운 최고경영자도 "지금 BoA의 주가는 매우 싸다"고 말했다. BoA를 둘러싼 스마트머니 간 전쟁에서 현재 스코어는 소로스가 앞서가고 있다. BoA 주식은 3분기에만 44% 추락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
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장기 하락 국면에 진입하며 많은 투자자들이 고통받고 있다. 그러나 배스처럼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아 발빠르게 움직이는 투자자들도 적지 않다.
◆테일리스크 펀드 인기
파이낸셜타임스(FT)는 글로벌 금융시장이 혼란한 틈을 타 '테일리스크 펀드'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펀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처럼 발생 가능성이 희박한 사건에 베팅해 이익을 얻는 펀드다. FT는 "그리스 디폴트 등 이례적인 위기가 발생했을 때 급변동하는 금융시장에서 이익을 추구하는 펀드로 투자자금이 활발하게 유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JP모건에 따르면 베넬롱애셋매니지먼트,36사우스,사바 등이 운용하는 테일리스크 펀드의 자산 규모는 올해 8월과 9월 각각 10% 이상 증가했다. 베스트셀러 '블랙스완'의 저자 나심 탈레브가 고문을 맡아 유명해진 유니버사와 맨그룹,캐퓰러 등이 운용하는 테일리스크 펀드 자산도 올해 들어 10~20%가량 늘었다.
◆소로스 vs.버핏,BoA 둘러싼 한판 승부
거물급 투자자들도 위기에 베팅하고 있다. '헤지펀드의 대부' 조지 소로스는 최근 자본부족설이 끊이지 않고 있는 미국 최대 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몰락을 예상하고 지난 2분기 BoA 주식 120만주를 매각했다. 같은 시기에 헤지펀드 폴슨앤드컴퍼니의 존 폴슨 사장도 BoA 보유 주식 절반가량을 내다팔았다.
반면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은 최근 50억달러 규모 BoA 우선주를 매입했다. 헤지펀드 세컨드커브캐피털의 토머스 브라운 최고경영자도 "지금 BoA의 주가는 매우 싸다"고 말했다. BoA를 둘러싼 스마트머니 간 전쟁에서 현재 스코어는 소로스가 앞서가고 있다. BoA 주식은 3분기에만 44% 추락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