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오랜만에 만나 회포나 풀려고 했는데 그깟 계란말이 때문에…”

지난 4일 저녁 10시30분께 서울 강서구 소재 A주점.주인 석모 씨(47·여)가 손님인 양모 씨(45·여)를 부엌으로 끌고 들어가 얼굴을 할퀴며 왼쪽 팔목을 물어뜯었다.양씨의 일행인 김모 씨(47)는 싸움을 말리다 얼굴에 손톱자국만 남았다.

A주점은 두 사람의 싸움을 말리려는 다른 손님들이 뒤엉키면서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이들은 왜 싸운걸까? 양 씨는 경찰조사에서 “소주를 시켰는데 맥주가 나오고,메뉴판에 있는 계란말이 안주를 시켰더니 석 씨가 ‘계란말이는 안 된다’고 차갑게 말했다”며 “기분이 상해 돈을 테이블 위에 놓고 나온 죄밖에 없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메뉴 문제로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던 두 사람.결국 양 씨 일행이 계산을 하지 않은 채 도망치려 한 것으로 오해한 석 씨가 양 씨에게 달려들면서 ‘활극’을 찍었다.

석 씨는 “탁자 위에 올려 놓은 돈은 보지 못했다”며 “양 씨와 동행했던 김 씨가 함께 나를 때렸다”고 주장했다.김 씨는 “오랜만에 만나 즐겁게 놀려고 했는데¨”라며 한숨을 쉬었다.경찰 관계자는 “석 씨가 양 씨 일행이 술을 마시고 그냥 나가려 한다고 오해한 것 같다”며 “조사가 끝날 때까지 합의를 원치 않아 결국 폭행 혐의로 석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말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