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의회가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증액안을 압도적인 표차로 가결시키면서 기금 증액이 기정 사실화되고 있다.

그리스 구제금융 6차분 집행이 확정되야 하고, 내달 6일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회의 결과를 확인할 필요가 있지만 유럽 재정위기는 중요한 고비를 넘긴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한동안 유럽에 집중됐던 시선이 미국 경기 문제로 쏠릴 가능성이 제시되고 있다. 일단 다음주 발표될 미국 주요 경제지표들은 겨우 추스린 투자심리에 찬물을 끼얹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3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내달 3일 9월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지수, 4일 8월 제조업수주, 5일 9월 ISM 비제조업지수, 7일 9월 고용지표 등이 줄줄이 발표된다.

대외 불확실성으로 위축된 심리지표 부진이 얼마나 실물지표로 전이됐는지 여부가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9월 미국 ISM 제조업지수의 컨센서스는 50.3으로 전달(50.6)에 비해 소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주이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8월에 일시적으로 기준선 50을 밑돌 것으로 예상했었지만 실제 수치는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며 "이로 인해 9월 예상치가 비교적 높게 형성돼 이를 웃돌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ISM 비제조업지수는 8월 53.3에서 9월 53.0으로 낮아졌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주 연구원은 "ISM 비제조업지수가 예상치에 부합할 경우 기준치(50)를 웃도는 수준이기 때문에 아직까지 서비스업 경기 위축을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

조병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고용지표 중 실업률은 전달과 같은 9.1%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며 "지난달 급격히 감소하면서 정체되는 모습을 보였던 민간부문 고용은 10만건이 늘어나며 기존의 증가세를 다소나마 회복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전했다.

조 연구원은 "전반적으로 미국 경제지표가 눈에 띄는 개선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보기는 힘들다"면서 "하지만 ISM 제조업지수의 급락이 일단락 됐음이 확인되고 있고 고용 또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했다.

전날 발표된 주간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가 39만1000건으로 예상치(42만건)을 웃돈 점도 이러한 기대감을 고무시키고 있다는 판단이다.

조 연구원은 "유럽 문제에 대한 우려가 경감되고 있는 현 시점이라면 적어도 경제지표들이 양호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임동락 한양증권 연구원은 "전반적으로 경기하강 압력이 크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지만 아직까지 체감지표 부진에 비해 실물지표 둔화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또 "유럽 리스크가 완화되는 가운데 우려만큼 실물지표 충격이 크지 않는 조합이라면 국내증시의 추가 상승이 가능한경 여건은 조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